2.28 하노이 조미수뇌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한미가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미국으로 출국한다.

한미 정상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회담 재개를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문 대통려은 10일 오후 워싱턴D.C에 도착해 영빈관에서 하루를 묵은 뒤 11일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잇달아 회동한다.

이어 미국 시간 11일 낮 12시(한국시간 13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과 약 2시간에 걸쳐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부부동반으로 만나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가진 뒤, 이어 핵심 참모와 각료들이 배석한 가운데 업무오찬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회동한다.

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북미 회담 재개를 위한 동력을 되살리고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이번 방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조선에 일괄타결을 제시하면서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도 일괄타결 원칙과 대북제재 입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 의회 경제소위원회에서 최대압박 유지와 독재자 거론 등 조선이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위험한 발언을 하면서 분위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한미간에는 대북 관계에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은 10일 "당국자들이 대북 제재의 역할과 효과를 놓고 뚜렷하게 의견을 달리 한다"며 양국 외교 당국자의 상반된 목소리를 실었다.

이 신문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주 CBS 인터뷰에서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되기 전에는 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한국의 이도훈 외교부 본부장은 지난 4일 "제재만으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제재 해제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인센티브로 보지만, 미국은 제재를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할 수단으로 본다는 시각차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문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북미 대화를 살려내기 위해서 북한은 비핵화를 단계적으로 행동에 옮기고, 미국은 제재를 점진적으로 푸는 방식을 강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니엘 워츠 전미북한위원회는 "포괄적 전략으로서 점진적 제재 해제는 일방적 양보를 뜻하는 것도 아니고 주고받기 없이 경제적 압박을 풀어준다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까지 동참한 국제적 제재를 트럼프 대통령이 이 시점에서 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MBC 워싱턴 특파원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외교가는 문대통령이 어떤 중재안을 갖고올까에도 관심이지만, 북한 제제에 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어떻게 설명할지 특히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회담 의제와 관련해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로드맵 등에 대해 두 정상이 깊이 논의할 거라고 밝혔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와관련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대화의 동력을 조속히 되살리기 위해 양국 간 합의가 중요하다는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개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목적지'에 대해서는 한미 간 의견이 일치돼 있다"고 강조하고, "제재의 틀도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문 대통령이 비핵화의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면서, 그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는 북한이 희망하는 단계적 이행이 일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하는데 역점을 둘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면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모레 밤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