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구와 복사용지 같은 소모성 사무용품을 취급하는 MRO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다른 대기업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이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삼성은 '삼성의 조달청'이라고 불리는 아이마켓 코리아를 운영하며 계열사 소모품은 물론 각종 건자재까지 조달하고 있다.

취급하는 품목만 40만 개, 연간 매출은 1조 5천억원이 넘고 공급하는 회사도 삼성계열사를 포함해 만 천 곳에 이른다.
삼성은 1일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9개 계열사가 가진 이 회사 지분 58.7%를 모두 처분하기로 했다.

삼성의 이번 결정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고설명했지만 자발적 결정이라는 모양새지만 결국 정부와 중소기업계의 고강도 압박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선택은 안팎으로 옥죄어 오는 사회적 압박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삼성그룹은 올들어서 정부의 집중적인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모습을 띠어야하는 부담을 느껴왔다.

삼성공화국으로 불리는 만큼 정부의 공정사회 추진에서 주요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그동안 동계올림픽 유치전을 위해 잠시 보류했던 삼성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됐다. 4년전 세무조사에 이어 정기적인 세무조사라고는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4년 전 세무조사에서 160억원이 넘게 추징당한 바 있다. 

유재근 한국산업용재협회 회장은 "환영합니다. 다른 대기업들도 소상공인들을 위해서 철수했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삼성의 MRO 사업 철수 결정으로 다른 대기업들도 압박을 받게 됐다.

매출 4조 원에 가까운 1위 업체 LG 서브원은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는 대로 그 방향에 맞춰 나갈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SK와 코오롱 등 나머지 대기업들도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여서 후속 주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