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을 앞두고 대법원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원합의체가 이 부분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이 부회장이 2심에서 다시 재판을 받고 재수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2월부터 두차례 심리를 진행했다. 주요 쟁점은 삼성이 정유라 씨에게 사준 말 구입비용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을 뇌물로 인정하느냐다.

법원은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 혐의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70억원을 받았고 이재용 부회장은 36억원을 준 것으로 인정했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엇갈린 판단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어느쪽이 됐든 정리를 해야 한다.  

1심 법원은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항소심)에서는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면서 이 부회장을 석방했다.

※ 1심 경영승계 존재 인정, 

※ 2심 경영승계 존재 불인정

대법원 상고심 판결의 관건은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금액 인정 범위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가장 쟁점으로 보는 대목은 삼성이 정유라 씨에게 사준 말 3마리 구입대금 36억원을 뇌물로 볼 것인 지다. 

2심 재판부는 삼성이 정유라 씨에게 사준 말 3마리 구입대금 36억원을 무죄로 형식상 소유권이 삼성에 있다고 봐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승마지원 용역대금(36억 3483만원)만 '유죄'로 인정했다. 1심 법원에서는 말 소유권이 최순실 씨에게 있다고 보고 두가지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1,2심 재판부도 말 구입비를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했다. 이재용 부회장 2심 재판부만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16억2800만원) 부분도 '무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는 제3자 뇌물죄로 유죄 판단했던 부분이다.

국회 국정농단 청문회 위증 혐의에 대해 '일부만 유죄'로 판결했다.

특히 2심에서는 1심법원이 뇌물공여 판단에 삼성그룹 승계 부분 존재를 인정한 것과 달리 승계 부분이 존재한다고 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건을 맡은 2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묵시적으로 청탁'하고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통해 뇌물을 건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2심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보고 뇌물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할 경우 이 부회장은 2심 재판을 다시 받아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가법상 횡령죄는 횡령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경우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무기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5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법정형 하한이 징역 3년이기 때문에 별도로 형 감경을 하지 않더라도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지만,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법정형 하한이 징역 5년이라서 형 감경을 한 경우에만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유라 씨에게 사준 말 구입비나 동계스포츠센터 지원금 중 하나만 유죄로 보더라도 이 부회장은 횡령금액이 50억원을 넘어 법정형이 늘어나게 된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대법원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 상고심 재판에 대비하기 위해 대법관 출신인 차한성 변호사를 선임해 전관예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부회장 변론을 맡고 있는 태평양은 지난해 2월 차 변호사 등 소속 변호사 6명의 선임계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차 변호사는 선임 당시 사건이 임시 배정된 대법원 2부의 김소영, 권순일 대법관과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