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산하 하남시농협이 수입이 없는 경찰 공무원 아내에게 10억 넘게 대출을 한 사실이 알려져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하남시 주민들에 따르면 하남시농협은 하남경찰서 정보계 소속 박모씨의 아내에게 14억 5000여만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땅 매입계약금액인 16억원의 90%를 넘는 수준이다.

본지가 확보한 법원 등기소 등기대장과 토지대장에 따르면 하남시 덕풍동 210-24번지 일대 1693㎡(513평)의 소유권이 박 모씨(여)에게 이전됐다.

박 씨의 토지는 하남농협에 2018년 9월7일 근저당이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모 씨가 하남농협에서 18억 8500만원의 담보를 설정하고 대출금으로 토지 매입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해당 지번의 공시지가는 2018년 1월 기준으로 ㎡당 82만 9000원이다.
해당 지역의 공시지가 총 가격이 14억 3497원이다. 하남농협은 불과 8달 뒤 토지 공시가격보다 더 높은 14억 5000여만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토지 매매가는 공시가격보다 조금 높은 16억원이다. 대출금이 14억 5000여만원으로 대출금의 90.6%에 이른다. 자기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농협 대출로 땅을 산 셈이다.

특히 박씨가 매입한 땅은 도로가 없는 맹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거액 대출을 해주기 위해 채권최고액을 높였지만 토지상태가 맹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만큼 거액을 대출해준 것은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제보자는 "박 씨가 직업이 없는 가정주부로 경제적 수입이 없어 거액의 토지를 매입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농협이 특혜 대출을 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농협이 과다한 대출을 해준 배후엔 특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 씨의 남편은 하남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남편은 정보과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정보통으로 잔뼈가 굵어 지역 사정에 밝은 경찰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남농협은 본지의 확인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 농협중앙회 감사실은 사실을 전혀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