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8월 24일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종현 서울시대변인을 통해 무상급식 주민투표 실시를 1일 발의했다.

지난해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조례제정에 반대하며 '주민투표' 실시계획을 밝힌 뒤 올해 2월 '포퓰리즘반대 국민행동'이란 서명단을 띄워, 무상급식 반대를 위한 주민투표 청구서명운동에 나선 지 6개월만에 주민투표를 강행시도하고 있다. 

서울시주민투표청구심의위원회는 심의결과 '포퓰리즘추방국민행동본부'가 지난 6월 16일 서울시에 제출한 서명부 81만여명 중 효력논란을 빚은 14만여명을 제외하고도 67%정도의 찬성을 얻어 주민투표 청구요건을 충족했다고 의결했다.

무상급식관련 주민투표는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친환경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고 유권자의 지지를&받아서 작년 12월 제정한 조례를 오 시장이 포퓰리즘을 거론하며 반발하면서 들고나온 카드다.

오 시장은 대법원에 조례효력을 다투는 소송도 제기해논 상태다.

시 의회와 서울시 산하 구청장의 4/5가 친환경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돼 민의가 확인됐기 때문에 주민투표 자체가 필요없는 상황이다. 오 시장이 의회출석을 거부하며 '의회독재' 산물'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름아닌 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의회에 대한 반의회주의, 반민주주의의 태도에 다름 아니다.

또 주민투표는 추진과정에서도 '도덕성'과 '신뢰성'도 상당부분 상실했다. 포퓰리즘반대국민행동이 작성, 제출한 청구인서명부에 적지않은 명의도용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주민투표 청구는 절차부터 민주성과 신뢰성을 상실했다. 곳곳에서 숫자를 채우기 위한 대리서명과 명의도용 등 부정이 발견됐다.

야당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오세훈 심판 무서운시민행동'에 따르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청구하기 위해 급조된 포퓰리즘 반대 운동본부는 무상급식 반대 서명부 80만 1,263명 가운데 40%에 육박하는 서명부가 부정한 방법으로 이뤄졌다.

청구서명부 열람으로 확인된 것만 무려 14만여건의 명의도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무상급식에 찬성하고 있는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진 민주당 소속 구로구의회의장과 구의원, 10년 이상 급식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활동가의 명의까지 도용됐다.

오세훈 시장이 얼마나 숫자를 채우려고 했는 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주민투표가 아닌 사실상의 관제투표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청구서명심의결과 문제가 된 14만명을 빼고도 효력발생요건인 51만명을 넘어 청구서명요건을 충족했다며 관제동원이라면 그렇게 많이 무효서명이 나왔겠는냐고 한다..

1일자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는 시비거리를 제외하고도 50만명을 넘었다며 인구 1000만명 중 50만명이 서명한 것이 적은 훗자고 했다.

단 1건이라도 명의도용이 생겼다면 이미 신뢰를 잃는 것인데 10만건 이상이 대리서명으로 드러나 청구서명부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진 마당에 군색한 숫자타령이나 하는가.

선거에서 투표함 바꿔치기나 대리투표가 발견됐다면 그선거는 무효이거나 당선자도 당선이 무효처리되듯이 주민투표청구서명부 자체가 무효처리대상이다.

특히 오 시장은 주민투표안을 놓고 꼼수를 부렸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서울시가 제시한 주민투표 문안은 오세훈 시장안을 '단계적 무상급식'으로, 민주당안을 '전면적 무상급식'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무상급식안이 '단계적(2011년초등학교, 2012년 중학교)'이고 오세훈 시장안은 '차등적'이란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도 이런 말장난을 하는 것은 명백한 국민 우롱이며 사기"라며 "조삼모사로 시민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선거공약과 각종 토론에서 보편적 복지차원의 무상급식 대신 부자에게는 급식을 주지않는 차등적인 급식을 주장했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모든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한다는 것은 과연 긴요한 예산에 세금을 쓰는 것이냐는 지적 나오지 않을 수 없다”며 "부자들의 급식까지 무상으로 실시하는 것에 대한 부당성을 국민에게 설득하겠다"며 차등급식론을 폈다.

이번에는 무상급식 찬성여론이 높게 나타나는 상황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로 나타날것을 우려해 문안을 바꾼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오 시장의 개인적인 대권 욕망에 이용하려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1일 "오세훈 시장이 시민의 고통은 아랑곳않고 대선 출마의 발판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제몫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수해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마음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투표를 강행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분노한 민심의 격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를 오세훈 시장의 사퇴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내 차기 대권주자군 내에서도 견제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최근 도청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오 시장을 겨냥해 "시장도 시민이 뽑았지만 의회 의원도 시민들이 뽑은 "이라며 반의회주의자라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이 뚜렷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주민투표는 서울시당 차원의 문제라는 입장을 보여오다 뒤늦게 무상급식 주민투표 지지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여전히 유승민 최고위원과 남경필 최고위원은 주민투표 실시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헌 시점에서의 주민투표 강행은 변호사 출신인 오세훈 시장 스스로가 법 위에 군림하는 모습이어서 배짱 이 아니고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평상시 온화하고 합리적이라는 오 시장의 이미지를 오 시장이 스스로 버린 것은 내년 대선을 염두에둔 오세훈 부각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

법원의 판결결과를 보고나서 추진해야 하는 것이 순서이고 법원도 쉽사리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주민투표 실시 이전에 법적인 판결부터 받아야 한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주민투표 청구 수리처분 '무효확인 소송'과 '주민투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게다가 서명부의 절반가까이가 조작된 엉터리 서명부 작성으로  대한 주민투표법 위반혐의로 고발돼 형사적 조사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법률적 다툼여지가 있는 상황도 무시한 채 교묘한 방법으로 주민투표를 강행하려 하는 오 시장에 대해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시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