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측 근무자들이 25일 개성을 향해 도라산출입사무소를 통해 북측으로 떠났다.

남측 인원은 이날 오전 7시 30분경 김창수 연락사무소 사무처장 겸 부소장을 비롯한 연락사무소 직원과 시설인력 등 50여명이 도라산 사무소를 통해 북측으로 출경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지난 22일 조선이 남측에 철수를 통보한 이후 주말 내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측 인원만 근무하면서 반쪽으로 기형 운영됐다. 남한 당국은 향후 남북관계 전망과 북조선 철수에 대한 대책 논의로 주말을 보냈다. 

남측은 우리 측 인원에 대한 안전 점검과 연락사무소 폐쇄 여부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조선은 일단 22일 개성연락소 철수와 함께 통일부와 외교부의 2019년 업무보고 계획이 제제 틀 내 교류와 북미 접촉 중재자 역할을 골자로 청와대에 보고한 것과 관련 상전(미국)의 눈치보기와 지시, 허락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에서 무슨 중재자냐 판문점 선언의 주체가 되라고 고강도 직격탄을 날렸다.  

다만 비난 기사가 우리민족끼리와 메아리를 통해 지적하고 노동신문에는 오르지 않았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두 매체의 비판 기사는 남한 통수권자에게 대해 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수뇌회담과 평양 군중연설 기회를 마련해주는 등 융숭한 대접을 했지만 판문점 선언 1년이 되도록 아무런 협력관계 실질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데 대한 북조선 내 분위기를 알기에는 충분하다.

조선이 당장은 남측과의 연락을 완전히 단절하거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한 당국자도 이런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측 김창수 사무처장은 "과거였으면 남한도 나가라고 쫒아내거나 모든 대화 채널을 중단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통일부 실·국별 업무에서도, 우리가 갖고 있는 통신 수단에서도 이렇다 할 특이사항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사무소를 철수하면서도 (일부 북측 인력들은) '다음에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한국일보 25일자)

그러나 남한 당국의 비주체적 방관적 태도와 우리민족끼리 해결해나가기보다 미국과 한미공조에 무게중심을 두고 대북정책을 고수할 경우 조선의 선택은 좁아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정부가 획기적 전환노력 없이 남북관계 악화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남북관계 관리와 내용없는 중재자론에 머물 경우 상황은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측 인원만 있는 반쪽 사무소 형태로 운영될 수 밖에 없게 됐다. 

또 남북이 합의했던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군사회담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