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계의 원로이자 민주화운동의 거목인 문동환 목사가 9일 별세했다.
문동환 목사는 9일 오후 5시 50분쯤 소천했다. 향년 98세.

문동환 목사는 한국 민중신학의 1세대로 교회의 사회참여를 적극 펼치며 한국 정치의 민주화에 큰 족적을 남긴 민주화운동의 거목이다.

한국교회가 보수 색체로 일제시대에는 친일과 해방 후에는 독재권력과 유착돼 현실을 외면한 채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문 목사는 정권에 맞서 인권과 민주, 자유를 외치며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문동환 목사는 1921년 5월 5일 독립신문 기자로 일했던 부친 문재린 목사와 여성운동가였던 김신묵 여사의 3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1938년 은진중학교를 졸업하고 도쿄로 유학을 떠난 문 목사는 도쿄신학교에서 공부하던 중 태평양전쟁으로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해 있던 시기에 해방을 맞았고 1947년 서울의 조선신학교(현 한신대학교 전신)를 졸업했다.

1951년 미국 유학을 떠나 웨스턴 신학교, 프린스턴 신학교를 거쳐 하트퍼드 신학대학에서 종교 교육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961년 귀국해 모교인 한국신학대학 신학과(종교교육전공) 교수로 재직했다. 

강단에서 유신 독재권력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참 목사를 키워낸 그는 1976년 명동성당에서 '3.1 민주구국선언문' 사건으로 투옥돼 2년 가까이 복역했다.

석방된 후에는 더 낮은 곳을 찾아 민중과 함께 했다. 문 목사는 동일방직 및 와이에이치(YH) 노조원의 투쟁을 지원하다 다시 투옥되기도 했다.

빈소는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다.
장례예배는 같은날 오전9시 한신대학원 채플실에서 열린다.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