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경수 경남지사 법정구속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경찰과 검찰 수사 때 보여준 조용했던 모습과는 크게 다른 분위기다.

민주당은 김경수 지사의 구속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에 대한 보복성 판결로 단정하고 사법적폐 판사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사법적폐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김경수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데다가 형이 확정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당선의 정당성까지 거론될 수도 있는 사안이란 점을 의식한 듯 비상한 분위기다. 

이례적으로 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중심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 차원에서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판결 당일에 이어 이틀째 사법부를 향해 3권분립 위협이란 지적에도 공격성 발언을 쏟아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31일 "양승태 사법농단 세력이 조직적인 저항을 벌이고 있다. 법과 양심에 따라야 할 판결이 보신과 보복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주민 의원 등 법조인 출신으로 구성된 민주당 대책위는 이날 오전 일찍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아 김 지사를 직접 면회했다. 김 지사는 이날도 "판결을 바로잡아 도정을 위해 돌아가고자 한다"며 판결에 불복의사를 거듭 밝혔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민주당은 전날(30일) 오후 3시 조금 넘어 김 지사가 법정구속되자 이해찬 대표는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오후 6시부터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긴급 최고위 결과 이번 사법농단 세력의 사실상 보복성 재판에 대해 매우 유감을 표명하기로 했다"며 "우리당은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중심으로 위원 구성을 조기에 마무리해 당 차원에서 대응해나가기로 했다.

박주민 의원은 "과연 이 재판이 객관적 증거에 의해서 법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내려진 것이냐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상당히 왜곡되거나 오염된 증거들이 제출됐고, 법원이 왜곡되고 오염된 증거를 기반으로 해 특검의 주장을 사실상 100% 가깝게 인정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를 했던 양 전 대법원장의 측근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도 사법농단에 관여한 부분이 적시돼 있다"며 "양 전 대법원장 구속여부를 보고 판결 이유나 주문을 변경하려 했던 것 아닌가"라고 의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판결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할 것"이라며 "사법부 내부에 여전히 존재하면서 판결을 계속 하고 있는 사법농단과 관련된 판사들에 대해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재정 대변인은 "매우 유감이다"는 말로 시작한 현안 브리핑에서 "짜맞추기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드루킹의 입만 바라보며 휘둘리는 특검의 무능함을 전 국민이 지켜보았다"며 "재판부는 그 허술함이 만천하에 드러난 여러 오염증거들을 그대로 인정했다. 정해놓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증거가 부족한 억지논리를 스스로 사법신뢰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인정해 최악의 판결을 내렸다. 특검의 ‘짜맞추기’ 기소에 이은 법원의 '짜맞추기' 판결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김 지사의 변호인 오영중 변호사는 김 지사의 친필 입장문을 대독하면서 "적폐판사와 특수관계에 있는 판사의 판결"이란 점을 부각하고 "유죄판결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진실을 위한 긴 싸움을 하겠다"고 했다. 성창호 부장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비서실에 파견됐었다는 것을 가리킨 것이다.

김 지사를 법정구속한 성창호 판사는 민주당이 적폐로 지목한 것은 적폐로 단정하는데 무리가 있다.  

민주당의 현재 분위기는 성창호 부장판사의 판결에 불만을 쏟아내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적폐판사로 단정했지만 성 판사의 판결 사례를 보면 민주당의 주장대로 적폐판사라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 

성 판사는 국정농단 사건에서 주범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김경숙 전 이대 학장 등 대부분의 핵심 인물에 대해 유죄로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