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 지 3개월 만에 젊은 노동자가 발전소 석탄운반 컨베이어벨트에 휘감겨 숨지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노동존중하겠다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노동자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 택시사업 진출에 항의해 택시노동자가 분신 사망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서부발전 산하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20대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감겨 숨졌다.

노동자들이 희생되는 순간에도 태안화력은 무재해 포상금 수천만원을 나눠주고 산재보험료 수십억원을 감면받았다. 무재해 사업장이라는 정부 인증까지 받았다.

서부발전 태안화력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3시 23분쯤 태안화력 석탄 운송설비인 컨베이어 벨트에서 한국발전기술 소속 현장운전원인 김용균(2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10일 오후 6시쯤 출근해 컨베이어 벨트를 홀로 점검하던 중 밤 10시 이후부터 연락이 끊겼다.

사고 신고 접수 후 경찰이 오전 4시 45분 현장에 도착했고 오전 5시 37분에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이 컨베이어벨트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고가 난 지 수시간 동안 김 씨의 시신은 추위 속에 방치돼 있었다.

김 씨는 이달로 입사 3개월차에 1년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김 씨는 1년을 근무하면 정규직 사원으로 될 수 있다는 계약에 성실하게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꿈에 그리던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김 씨의 꿈은 3개월 만에 싸늘한 주검이 됐다.

이번에 숨진 김 씨는 태안화력의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의 비정규직 노동자다. 최근 3년 동안 4건의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졌다. 2013년에는 크레인 해체 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이 추락해 1명이 숨졌다. 지난해에는 노동자 1명이 기계에 끼어 숨졌다.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 노조가 공개한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주요 안전사고·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태안화력발전에서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12건에 이른다.

사고로 숨진 사망자는 모두 비정규직이다. 위험한 일은 비정규직이 맡았다. 정규직으로 태안화력직원이 이 일을 맡았다면 이런 참사는 일어나지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원래 위험한 작업으로 2인1조로 운영돼야 하지만 회사측에서 이를 어겼고 얘기를 했지만 듣지 않았다. 공공기업으로 안전에 대한 공공성 보다는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줄인 탓"이라고 지적했다.

김씨가 일했던 업무는 원래 정규직 사원이 하던 업무로 위험성이 커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1인 근무 체제로 운영됐다. 실제 현장 조사 결과 김씨가 근무할 당시 2인 1조 근무규정은 지켜지지 않았고 입사 3개월차의 김씨가 투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공약으로 공기업 비정규직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년 반을 지나 임기 3년차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