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동자들이 금융산업에 뿌리깊은 구조조정 시 인력감축과 금융지주 회장의 황제경영에 제동을 걸고 금융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금융지주 회장의 고질적인 병폐이자 금융적폐로 지목되고 있는 금융지주 회장의 전횡을 저지하고 금융노조가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인력감축이 아닌 좋은 일자리 유지와 창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번 선언에는 제도권에 들어가 정부 기구를 적극 활용해 금융지주 회장에서 비롯된 금융계에 만연된 적폐를 일소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져 주목된다.

민주노총 산하 사무금융노련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정부적 성향이어서 어용노조라는 비판도 들었던 터라 이들의 행보가 실천성을 담보하며 나아갈 지 주목된다.

금융노조는 최근 노동계에서 한국노총만이 참여한 가운데 출범한 '경제사회노사정위원회'산하에 첫 업종별 사회적 대화기구로 금융산업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에는 노동계와 경영계 각 2명, 정부 1명, 공익 4명, 간사 1명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19일 출범 이후 1차 회의를 열었다.

노측에서는 유주선 금융노조 사무총장 등 2명이 참여한다.

금융노조가 꼽은 금융산업 내부의 적폐로는 지주사 회장의 군림과 전횡에 가까운 황제경영, 비용절감을 위한 수단으로 손쉬운 인력감원을 밥먹듯 하는 관행을 우선 꼽고 있다.

그동안 금융산업은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대규모 은행 통폐합으로 상당한 은행이 사라지고 이 과정에서 금융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은 뼈아픈 기억을 안고 있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상당한 인력감원 태풍을 맞은 바 있다. 자본주의의 위기로까지 불린 두 차례의 금융 구조조정이 인력감축에 맞춰지면서 감원은 지주회사 회장 한마디에 좌우되고 있다는 게 금융노조의 판단이다.

금융노조는 "경사노위에 적극 참여해 금융산업위원회를 두가지 금융 적폐를 없애는 돌파구로 삼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금융노조와 경사노위에 따르면 금융산업위원회는 지난 4월 2차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설치에 처음 합의한 뒤 5월 금융노조와 사무금융노조가 공동제안서를 제출하면서 가시화됐다.

한국노총 금융노조와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는 비대면화 추진으로 점포 축소 등 점포 인원 감축 추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양 노조는 제안서에서 "'디지털 혁신에 의한 비대면화 등에 따른 금융업종의 인력 감축’ 등에 대한 우려를 담고, 노사정 대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비함으로써 인력 감축 우려를 씻고 오히려 이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삼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후 경사노위는 4차례의 준비위원회 등을 갖고, 10월 제4차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위원회 설치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금융산업위원회는 앞으로 금융산업 발전 방안과 좋은 일자리 유지·창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논의시한은 1년으로 하되 필요시 1년 이내 범위에서 연장키로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금융산업위원회를 금융산업의 고질적 병폐를 풀어나갈 돌파구로 삼을 예정"이라며 "사회적 대화를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도구로 악용해온 보수정권에서의 오욕을 더이상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금융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사회적 합의로 관철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금융권 최대 적폐인 관치금융, 금융지주 황제경영, 성과지상주의 과당경쟁, 장시간노동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난제들을 정부조직의 힘을 통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