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112에 들려온 짧은 외마디 비명의 신고전화에 경찰이 불길한 예감에 위치추적 끝에 참혹한 성폭행 현장을 찾아내 피해자를 구조했다.

20일 새벽 3시 23분께 경기도 가평군 조종파출소에서 야간당직을 서던 박형조(46) 경위와 오인성(28) 순경이 외마디 비명만 들리고 내용 확인 불가라는 상황 전파에 민첩하게 대응했다.

두 경찰관은 몇 번의 재시도 끝에 연결된 수화기 너머로 "술을 먹고 잠시 다툼이 있었는데, 경찰관분들은 안 오셔도 된다"고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 경위는 비명을 지른 목소리와 이 목소리가 너무 다른 사람처럼 들리는 데다, 갑자기 차분해진 태도도 수상쩍다고 생각해 바로 기지국을 통한 위치추적을 요청했다.

확인 결과 위치는 경기도 가평군의 한 유흥가 주변의 반경 500ｍ로 확인돼 오전 4시가 가까워져 주변이 모두 캄캄한 가운데 유일하게 간판에 불이 켜진 노래주점을 찾아냈다.

가까이 다가가자 고성이 오가는 듯했고,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문을 두드렸지만 한동안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한동안의 실랑이 끝에 겨우 들어간 노래주점 안에는 노래방 도우미가 실신 지경에 있었다. 손님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였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제대로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겨우 신고 전화 버튼만 누른 상태였던 것.

경찰은 가해자인 A(47)씨를 달아난 지 3시간 정도 지난 오전 6시경 잡았다.

손님 A(46)씨는 피해 여성의 속옷을 찢고, 저항하면 때리겠다고 협박하며 성폭행을 하고, 유사성행위를 하도록 강요하는 등 악랄하게 성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경찰관에게 거짓으로 진술한 동료 노래방 도우미 여성에 대해서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