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계정(@08__hkkim, '정의를 위하여')을 둘러싼 이른바 '혜경궁 김씨' 논란과 관련 경찰이 계정주를 김혜경 씨로 단정해 송치한 가운데 해당 트위터 계정에 사용된 이메일이 이재명 지사의 의전 담당 비서(5급)가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겨레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의 의전 담당 비서 ㅂ씨는 한겨레에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 닉네임 ‘정의를 위하여’)에 사용된 이메일을 자신이 만들었다고 밝혔다.

ㅂ씨는 이메일만 만들었을 뿐 트위터 계정은 만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위터 계정이 누군가 이메일을 도용 내지 해킹해 계정을 생성했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처음에 혜경궁김씨라는 의심을 내놓은 누리꾼과 이정렬 씨의 고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가 같은 이메일(khk631000@gmail.com)을 사용하고 있고, 트위터 계정에 이용된 전화번호 끝 두자리가 김씨의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와 ‘44’로 같다는 점을 근거로 계정주가 김혜경 씨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총무과 대외협력비서관(의전 담당) ㅂ씨는 "내가 해당 이메일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겨레에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인 2012~2013년께 구글 캘린더에 있는 이 지사의 일정을 부인(김혜경씨)이 공유할 수 있게 내가 이메일을 만들어 구글 캘린더와 연결해줬다"고 했다.

이 이메일의 아이디에서 'khk'는 김혜경을 뜻하고 '631000'은 이 지사의 이메일 아이디에 나오는 숫자를 붙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ㅂ씨는 이 이메일을 이용해 트위터 계정을 만든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트위터 계정도 만든 일이 없다. 이 이메일은 구글 캘린더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지사 부인은 이 이메일의 존재 자체를 잘 몰랐을 것"일며 "이 이메일과 비밀번호는 의전팀의 6~7명이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ㅂ씨는 의전팀의 누군가가 이 이메일을 갖고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알 수 없다. 이 이메일을 도용당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ㅂ씨는 최근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2010년 이 지사의 성남시청 선거 때 캠프에 참여해 김혜경씨의 선거운동을 도왔으며 이후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에 들어가 총무과 의전팀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다. 김혜경 씨의 의전 역할도 했던 셈이다.

김씨는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2016년 7월 중순 바꿨다. 경찰은 같은 시기혜경궁김씨의 트윗글이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작성되다가 아이폰으로 작성됐다는 점을 주시하고 계정주가 김씨 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당시 분당에 살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이동통신사 고객 가운데 전화번호 끝자리가 '44'인 사람은 김씨가 유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아이폰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이폰이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지만 이를 제출하지 않아 증거를 인멸하려한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김씨가 이 스마트폰을 지난 4월 교체했다고 밝혔다. 전화번호가 공개돼 워낙 이상한 전화가 많이 와서 교체했다는 것이다.

이 지시는 "정지시킨 휴대전화는 선거운동용으로 쓰다 지금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경찰이 수사) 초반에 요청했으면 제출을 했을 것이지만,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경찰이 휴대전화 제출을 요청한 적도 없고, 이미 기소 송치를 결정한 다음에 변호사를 통해 연락이 와 저희도 당황스럽고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정주가 김 씨인 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트위터 본사에 직접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 경찰은 트위터 본사에 트위터 계정주가 누구인 지를 트위터 본사에 확인하지 않고 김씨의 제출만을 기다린 것처럼 보인다.

트위터 쪽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혜경궁 김씨' 계정주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계정주로 지목된 김혜경씨가 트위터 본사에 직접 자신의 이름과 이메일로 된 계정이 있는지, ‘혜경궁 김씨’ 계정이 자신의 것이 맞는지 확인을 요청하면 된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그 계정(‘혜경궁 김씨’ 계정)은 제 아내의 것이 아닌데 어떻게 (트위터 쪽에) 물어보나. ‘그건 내 것이다’라고 인정하는 건데. 그게 프레임이고 함정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