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에서 벌어진 노조와 임직원 친인척의 무기계약직 입사 특혜 의혹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차기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서울교통공사의 무기직 채용과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드러난 채용 비리 의혹이쟁점으로 부상했다. 

노조의 세습고용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채용 비리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1200여명 중 임직원 친인척 108명이 채용절차가 간단한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민봉 의원(자유한국당)은 앞서 서울교통공사 전직원 1만 7천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해 응답한 1200여명 중 108명이 노조원과 임직원 친인척으로 드러났고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6년 9~12월 무기계약직 채용절차를 보면 면접, 서류심사에 집중돼 있다"며 "업무전문성을 고려해 자격증 소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데 자격증 보유실태를 보면 올해 3월31일 기준 66.7%로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 "올해 7월1일 실시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시험도 실제 응시한 233명 중 218명이 합격하고, 노사 합의로 직무교육도 실시하지 않았다"며 "정규직 채용보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이 얼마나 특혜를 받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하겠다'고 했는데 문정부 출범 이후 사회 곳곳에서는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일이 벌어진다"며 "교통공사 직원의 채용비리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서울교통공사에 취직하기 위해 많은 취업준비생이 공부하고 경쟁률이 70대 1을 넘는다"며 "서울시 산하 공기업에서 노조 임직원 친인척이 정규직 전환된다면 공기업 들어가기 위해 매일매일 열심히 살고 있는 취준생은 뭐가 되나"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채익 의원은 "교통공사 비리의 모든 책임은 박 시장에게 있고, 서울시 산하기관 비리로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친노동, 친민주노총, 보궐선거의 공신자들에 대한 자리챙기기 등 때문에 이런 문제가 양산될 수밖에 없었다"고 노동계와 친하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논리를 폈다.

여당은 채용비리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변론했다.

홍익표 의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여러차례 권고했던 문제"라며 "비정규직에 위험 업무를 떠넘기는 게 아니라 정규직화해서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강구해 사고를 예방하자는 원칙이기 때문에 이 원칙은 바꿔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정규직 전환 정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하되 그 과정에서 불공정 특권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감사원 조사 결과에 따라 제도적 방지책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공정한 채용원칙을 마련하지 않았던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 하늘 아래 모든 일은 제 책임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교통공사 사내에 근무하는 가족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인데, 그 과정에 어떤 채용비리가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도 "산하기관 직원 채용은 공정하고 공평한 과정을 거쳐 이뤄져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박 시장은 "만약 비리가 있다면 큰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직접 감사를 할 수도 있지만 객관적인 감사원 감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