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 당시 설립된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운영업자 선정이 부당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기도청 담당 공무원이 운영업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선정 업무를 맡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관련법을 어긴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16일 '공직비리 기동점검Ⅲ'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기도는 창업지원 및 스타트업 육성을 목적으로 '판교 스타트업캠퍼스'를 설립, 운영하기로 하고, 2016년 8월 경과원에 캠퍼스 운영사업을 관리하도록 지시했다.

이에따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2016년 9월 A사단법인을 캠퍼스 운영사업자로 선정해 위·수탁협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경과원은 관련법을 위반했다. 지방출자출연법에 따라 지자체 출연기관은 용역 등 입찰 시 조달청 시스템에 공고해야 하고, 단독입찰이 되면 재입찰 또는 재공고 입찰을 하게 돼 있다.

경과원은 사업자 모집공고를 조달청 시스템이 아닌 경과원 홈페이지에만 했고, A사단법인이 단독으로 입찰했음에도 재공고 입찰 등을 하지 않았다.

경과원은 선정 절차를 그대로 진행해 A사단법인을 선정해 경기도에 보고했고 도는 잘못된 보고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특히 경기도청 사업 담당자 B씨는 2016년 8월 말 사업자 선정업무를 맡은 경과원 팀장에게 A사단법인 대표 C씨를 소개해주고 '협조하라'고 지시하는 등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감사원 결과 드러났다.

또, B씨는 사업자 선정이 끝나기도 전에 인테리어 공사를 미리 해도 좋다고 A사단법인에 승낙했고, A사단법인은 건설업 등록도 하지 않은 D사에 강의실·사무실 등 인테리어 공사를 맡겼다.

D사는 A사단법인 대표 C씨 개인이 100% 지분을 소유한 업체로 드러났다.

A사단법인은 D사에 맡긴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과정에서 축소됐음에도 계약금액(4억원)을 모두 지급해 1억 4000여만원을 과다 지급했고, 스타트업캠퍼스 업무를 전임으로 수행하지 않은 직원에게 급여 명목으로 수익사업계정에서 1300여만원을 지급했다.

감사원은 경기지사에게 "사업자 선정업무를 부당처리한 B씨를 경징계 이상 징계할 것"을 주문했다.

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에게는 "D사에 과다 지급된 공사비 1억 4000여만원과 전임이 아닌 직원에게 지급된 인건비 1300여만원을 회수하고 무등록 건설업체를 고발하라"고 조치했다.

한국전력공사 직원의 비리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한국전력공사 소속 직원 2명이 2016년 2월 말∼3월 초 미국 출장 기간에 프로농구경기 입장권, 관광열차비 등 120여만원을 출장에 동행한 업무 관련자가 법인카드로 결제하게 한 사실도 발견했다.

감사원은 출장에서 돌아온 뒤 50만원만 갚은 직원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를 하고, 전혀 돈을 갚지 않은 직원은 경징계 이상 징계하라고 한전 사장에게 요구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할 135억원대 창업지원 사업에 특혜입찰, 공사비 부당수령이 웬말이냐"며 "경기도 요소요소에 박힌 16년 적폐의 잔재와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