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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은 김정은 위원장을 당당하게 맞을 수 있을까?
2018년 10월 14일 (일) 09:39:43 [조회수 : 1829] 노세극 press1@news-plus.co.kr
   
           노세극 

아직도 진행 중에 있지만 2018년 올해는 분단 70여년 역사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결절점이 될만한 해라고 할 수 있다.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필두로 숨가쁜 변화의 연속이었다.

북측의 참가로 평화올림픽으로 치루어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1차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한달 만인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 6월 12일 싱가폴에서 열린 조미정상회담 그리고 9월 18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 등 일련의 회담을 통해 역사적인 선언문이 도출되었다. 

특히 평양 회담 기간 중에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북측이 자랑하는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남북 양정상이 관람한 후 10만여명의 평양 시민들이 모인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소개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을 하였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백두대간의 시원이자 민족의 영산이고 통일 조국의 상징인 백두산 정상에서 남과 북의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높이 치켜든 광경은 우리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였다. 그날 하늘도 축복해주는 듯 청명하기 그지 없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우리는 한민족임을, 하나가 될 수밖에 없음을.... 이제 더 이상 전쟁과 대립, 갈등과 긴장은 없을 거라고... 우리 민족의 앞길에는 평화와 번영, 화합과 통일의 탄탄대로를 갈 것임을 ....백 마디 천 마디의 말보다 더 깊은 공감과 울림을 안겨 주었다. 
   
전쟁을 통한 무력통일과 한쪽의 붕괴를 이용해 다른 한쪽이 일방적으로 집어삼키는 흡수통일은 우리 남과 북의 현실에는 가능하지도 않고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결국 유일한 통일의 길은 평화통일일 수밖에 없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협상에 의한 통일이다. 이 협상통일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올해 일련의 회담을 통해 한 발자국씩 전진한 것처럼 앞으로도 많은 회담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지루할만치 많은 절차와 과정을 거칠 것이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선평화 후통일, 평화가 먼저고 통일은 그 결과가 되어야 한다. 평화의 시대는 교류와 협력의 시대이다. 교류와 협력을 통해 남과 북이 서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상호 인정하는 속에서 상생 발전하게 될 것이다. 공존과 번영의 기반 위에서 통일은 어렵지 않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데 남과 북을 비교해 보면 이번에도 보았지만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북측이 훨씬 높은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 일행이 연내에 서울로 답방하기로 약속한 바 있지만 평양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일행을 열렬히 환영한 것처럼 서울 시민들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평양시민 10만명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한 것처럼 서울시민 10만명이 모인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나가는 연도에 태극기 부대들이 출몰하여 규탄집회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싶다. 이를 사회체제가 달라서 그렇다고 둘러댈 수 있다. 
   
그러나 남측 사회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엊그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들은 우리 승인 없이 하지 못할 것”이라는 발언이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대북제재 해제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사실상 주권을 침해하는 발언이다. 아마 일본이나 다른 나라 수반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벌떼처럼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정면으로 받아치지 못하고 있고 이런 발언을 불러일으키게 했다며 오히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질책하고 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모든 사안은 한미간 공감과 협의가 있는 가운데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결국 미국의 입장에 배치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고백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할 때도 미국이 제시하는 가이드 라인을 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남과 북의 평화와 통일 문제를 남측은 자율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입장을 일일이 확인하고 재가를 받은 선에서 해야 하는 딱한 처지인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으로 국가보안법체제가 존속되고 있는 문제이다. 분단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통일의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법령을 정비해야 하는데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에 의거하면 북녘은 나라도 아니고 반국가 단체이다. 김정은 위원장 답방을 환영한다면 반국가단체의 수괴를 환영하는 일이 되는 셈으로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 행위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국가보안법을 손봐야겠다는 발언에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나섰다. 현실에 맞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법임에도 존치를 주장하는 그들은 분단체제에서 이익을 누리는 자들로서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의 걸림돌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분단악법인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국가보안법을 두고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다. 뿐만아니라 헌법 3조 영토조항도 개정하는 등 통일 시대로 가는 헌법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 

상전 노릇하는 미국과 국가보안법 체제 하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을 당당하게 맞이하기도 어렵고, 통일의 한 주체로 떳떳하게 나서기도 어렵다. 남녘 한국사회 체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직시하고 적극 대응하는 용기 있는 정치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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