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문재인 대통령이 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교황의 방북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교황청은 "공식 초청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바티칸 기자실에서 한국의 연합뉴스 기자의 방북 가능성 질문에 "교황청 차원의 공식 답변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버크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이 공식적으로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며 다음주 문재인 대통령 방문 때 김 위원장의 의사를 공식 전달할 때까지는 별도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일정의 하나로 16~18일 교황청과 이탈리아를 방문한다. 교황청은 전날(10일) "18일 정오 문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을 모두 유럽에서 배출해왔던 교황청 역사에서 최초로 남미 출신으로 교황에 올라 탈권위와 민중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 한국내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민주당과 백악관 안팎 등 트럼프를 둘러싼 미국 조야의 매파 보수정치권과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보수성향의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국과의 주교 임명안에 합의함으로써 중국 공산당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교황이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국 가운데 하나인 북한을 방문할 경우 또 다른 비판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보수정치권 일각에서도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며 교황청에 불만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폴 리처드 갤러거 교황청 외무장관이 내한해 카톨릭 신자 국회의원들과 만남을 갖는 자리에서 한 야당 의원은 교황청이 왜 북한의 인권 탄압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느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갤러거 장관은 "전쟁이 나면 모든 게 끝이다. 인권을 이야기할 틈도 없게 된다"며 평화를 우선 정착시킨 뒤 인권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어서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이들 보수반동 세력의 입장을 변화시키는데도 일정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