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사는 임대주택을 부실시공해 비난을 샀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회삿돈 4300억원을 횡령, 배임한 혐의로 징역 12년이 구형받았다.

검찰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순형)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근 수년 사이에 유례없는 천문학적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고 다수의 서민에 막대한 고통을 안겼다"고 이 회장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73억원으로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핵심은 이중근 회장이 회사 자산을 이용해 축재하고 법을 무시하고 회사의 이익을 추구했다는 것"이라며 "재계 16위인 부영그룹의 상장 과정은 결국 이중근 개인이 계열사 자금으로 지분을 증식하고 조세와 벌금 등 개인적 부담은 회사에 전가했다"고 논고했다.

검찰은 이어 "이 회장이 사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법을 무시하고 임대주택 거주하려는 서민들 주머니를 털어왔으며 이 과정에 다수 서민에게 막대한 고통을 안겨준 사건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한 채 대주주 일가의 사적 이익만 추구할 경우 어떻게 처벌되는 지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특경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임대주택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등 12개 혐의로 기소됐다.

이 회장은 부영그룹 계열사들이 임대아파트를 분양으로 전환할 때 실제 공사비보다 높은 국토교통부 고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삼아 부풀리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매제의 근무기간과 급여를 부풀려 188억원 상당의 퇴직금을 이중 지급하고 부인 명의로 된 업체가 부영그룹에 시설물을 임대한 것처럼 꾸미는 수법으로 155억원을 지급해 회삿돈을 횡령했다.
또 자신의 골프장과 아들의 연예기획사 등 총수일가가 소유한 계열사에 임대주택사업 우량 계열사 자금 2300억원을 부당 지원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2004년 계열사 자금 횡령으로 구속기소되자 당시 차명 소유한 회사 주식 240만주와 188억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회사에 피해를 변제하겠다고 재판부를 속여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2007년 당시 시가 1450억원 상당의 해당 주식을 본인 명의로 전환해 개인 세금으로 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부영그룹 전.현직 임원 9명에게 징역 2~7년을 구형했다.

이 회장에 대한 선고는 11월 13일 오후 2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