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신뢰 친밀한 분위기 속에 서로에 대한 칭찬을 내놓으며 조선반도 비핵화와 한미FTA 문제에 대해 대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측의 입장이 반영된 한미 FTA 개정에 서명을 앞두고 있어서인 지 문 대통령을 "좋은 친구"라고 칭찬하며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의 밝은 얼굴 표정에 따라 편안한 분위기 속에 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뉴욕의 팰리스호텔에서 2시50분부터 4시11분까지 1시간 20분 동안 조선반도 비핵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집중해 얘기했다.

두 정상은 무거운 주제의 대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트럼프가 요구한 한미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 타결에 대한 미국 측의 반응이 긍정적인 상황을 반영하듯 밝은 분위기를 보였다.

외신과 국내 언론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감사한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 함께 이 자리에 있게 돼 흥분된다"고 맞장구쳤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이제 북한의 핵 포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공식화됐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기대를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에 만나 비핵화를 조속히 끝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원 덕분에 평양에 다녀왔다. 남북 간 좋은 합의를 이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도 진전된 합의가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께 전해달라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평양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김 위원장과 논의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구축, 미북 간의 대화와 2차 미북정상회담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이 직접 전 세계 언론 앞에서 비핵화 의지를 직접 밝히고 내가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김 위원장과 한 비핵화 합의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결단과 새로운 접근으로 수십 년간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해결되는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북미정상회담 조기개최와 성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고 훌륭하다"며 "나는 김 위원장의 협상 타결에 대한 큰 열정을 확인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암박핬으며 조미정상회담을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조미 관계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 머지않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한 뒤 "우리 둘 다 그것(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있다. 서두를 것 없다"고 밝혀 조미협상에 대해 낙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 방식 및 장소와 관련, "1차 회담과 비슷한 형식으로 열릴 것"이라며 "아마 (싱가포르가 아닌) 다른 장소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선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고, 김 위원장과 북한 주민은 잠재력이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는 매우 좋고, 사실 어떤 측면에서는 특별하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보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 뒤 서명장으로 이동해 한미FTA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한미FTA는 잘못됐다며 한미FTA를 바꾸겠다고 공언해왔다.

정상회담에는 한국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조윤제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고,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트럼프는 협상가답게 자신의 공약대로 한미FTA가 개정되자 흡족한 표정을 내내 유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회담장은 두 정상은 본격적인 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를 시작으로 회담을 시작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시작하자 문 대통령은 좌석 등받이에 기대고 다리를 겹쳐 앉은 채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을 했고, 이어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상체를 앞으로 숙인 채 두 손을 모으고서 조용히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 도중 문 대통령을 "좋은 친구"라고 불렀다.
문 대통령의 발언 때에는 볼턴 보좌관이 발언 내용을 메모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 서명을 한 뒤 이를 교환했으며,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서명에 사용한 펜을 즉흥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건네주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문에 '미합중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라고 적힌 것을 보고는 "제 이름이 한국어로 적힌 것은 처음 본다. 멋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