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도입된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오류로 전국에서 고등학생의 1학기 내신 석차·등급이 바뀐 학생이 모두 3만1천423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 다음달 수시원서접수 일정을 앞둔 고교 3학년생은 659명으로 확인됐다. 당초 1만 5천명 정도로 예상됐던 것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성적 석차는 전국 823개교 2만9천7명이, 이로 인한 석차 등급은 350개교 2천416명이 각각 바꼈다. 석차 등급 변경자는 전체 고교생(198만여명)의 약 0.12%에 해당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4일 나이스를 통한 성적처리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긴급 정정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대입 수시모집을 앞두고 직접 대상이 되는 고교 3년생에 대해서는 수시모집에 지장이 없도록 특별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나이스 오류는 학교별 성적관리 기준에 따라 학생들의 점수를 입력·처리할 때 동점자의 판별과 동점자 간 석차 분류 착오로 일어났다. 

중학교는 전체 학생 가운데 0.009%인 197명의 성적이 재처리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를 관리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27일까지 성적 재처리와 학생부 반영을 끝내고 28∼29일 학생·학부모에게 재처리한 성적표를 발송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교과부는 전했다.

교과부와 KERIS는 시도 교육청과 협력해 25일 오전 정정대상 학교를 시도 교육청 홈페이지와 나이스 시스템의 '학부모 서비스'에 공지하고 대상 학교에 공문을 발송하고 오후에는 모든 대상 학교에 전화를 걸어 안내하며 해당 학교에는 매일 모니터링을 실시해 이상 유무를 점검한다.

교과부와 KERIS는 성적 정정이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교사, 학생, 학부모의 문의를 접수할 상담센터를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한편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24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을 방문, 현황을 보고받고 "단위 학교, 시도 교육청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 최대한 신속하고 철저히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이 장관은 "성적 처리 오류로 학생과 학부모들께 큰 심려를 끼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 명의 학생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치하고 대입 일정에도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Plus] 나이스(NEIS, National Education Ifomation System) = 문서 위주의 교육행정을 전산화해 효울성과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2002년 도입된 교육행정정보시스템으로 전국 1만여 개 초.중.고교와 교육청, 교과부가 연결돼 있다. 

교과부는 1997년부터 학교현장에서 성적관리를 전산으로 처리했다. 전산오류로 성적을 정정하는 것은 전산도입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교과부는 지난 3월 새로운 나이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도입과정에서 교사들은 학교별로 사용하던 서버를 시.도교육청의 서버로 통합해 과부하가 자주 걸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사들도 시스템의 오류 가능성 등을 들어 현장 적용에 반대했었다. 결국 교사들의 우려를 무릅쓰고 밀어붙인 교과부의 오류도 함께 드러난 셈이다.

이번에 발생한 오류는 고교는 동점자 처리, 중학교는 무단 결시생의 인정점수 처리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번 오류는 고교교사가 지난 18일, 중학교사가 13일 발견해 교과부와 나이스관리기관인 한국학술정보원(KERIS)에 신고하면서 확인됐지만 두 기관은 22일에야 밝혀 은폐 의혹을 낳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