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2) 유출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소방당국에 신고 누락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5일 경기도와 용인소방서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께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6-3라인 지하 1층에서 화재진화설비인 이산화탄소 밀집시설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협력업체 직원 3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삼성전자는 자체 소방대가 출동해 부상자 3명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모(24) 씨는 1시간 40여분만인 오후 3시40분 경 숨졌다. 함께 있던 주모(22)씨와 김모(54) 씨 등 2명은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소화설비를 관리하는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로 설비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측은 "사상자 발생 원인은 CO2 유출로 인한 질식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자세한 사고 원인은 파악 중"이라며 "관련 부처의 사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어 "사고를 당한 협력사 직원들과 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용인경찰서 관계자는 "이산화탄소를 이송하는 연결호스가 빠지면서 이산화탄소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세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의 대응을 두고도 당국과 사측의 발표가 엇갈리면서 사고 은폐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 소방당국에는 사고 직후 사고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소방서는 사고 접수가 없었다며 경찰의 출동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자체 소방대로 병원에 후송하고 첫 사망자가 나온 뒤 신고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삼성 측의 사고 은폐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기도는 긴급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 "(사고경위와 신고유무에 대해) 긴급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3월에도 수원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지하 기계실 내 변전실에서 소방설비 오작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유출로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졌다. 

또 지난 2013년 1월 삼성전자 화성반도체사업장에서는 유해 화학물질인 '불산가스'가 유출돼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