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 재판을 앞두고 삼성에 산적한 현안 중 하나인 삼성전자 비정규직 정규직화 발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합의를 깨 노조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분개하고 나섰다.

3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고용하기로 한 노사 합의를 깨고 콜센터 직군을 별도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사측간 협의는 회사가 직접고용 대상에서 콜센터 협력업체를 배제한다고 밝혀 지난 30일 실무협의가 결렬됐다.

노사 양측은 지난 4월 “회사가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고용한다”고 합의했다. 당시 회사쪽은 협력업체 범위에 따로 제한을 두지 않았고 약 8000명이 직접고용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들 노사는 직접고용 합의 뒤 4개월 동안 24차례의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애초 합의대로 삼성전자서비스가 콜센터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고용을 주장했다.

콜센터는 전자제품 고장 문의 전화를 받고 엔지니어에게 인계할 필요가 없는 단순 수리를 전화로 안내, 처리하는 업무로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이투씨에 맡겨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와 한건물을 쓰고 있는 이투씨는 수원·대구·광주에 3개 센터 1000명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2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호의적인 여론 조성을 위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에 대한 정규직 전환과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과 합의 등을 추지해왔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4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합의 발표는 당시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유리한 여론을 이끌기 위해 직접고용 합의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뒤로는 국민과 법원을 속인다”며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투씨가 삼성그룹의 위장계열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법파견 논란도 일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즉각적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면서 불법파견 의혹과 관련 고용노동부와 검찰 등에도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