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제공 혐의로 구속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에 대한 2심 결심공판이 29일 서울고등법원(형사8부, 부장판사 강승준)에서 열린다.

총수 부재 상태로 그룹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은 이번 항소심에 총력 대응하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1심에서 최소한 집행유예를 통해 구속을 면하려 했던 롯데그룹은 실형이 선고된 이후 그룹의 이미지와 분위기가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그만큼 2심이 중요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심 공판에서 뇌물죄 부분이 더 인정됐다.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되면서 제공자에 대한 공범 관계가 더욱 명확해지면서 신 회장의 재판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롯데그룹은 주력사업인 면세점 재심사에서 탈락하면서 제2롯데월드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되자 면세점 추가 허가에 사활을 걸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면세점사업 등 그룹 현안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고 그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의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함께 경영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경영비리와 관련 1250억원대의 손해를 회사에 끼치고(특가법상 배임), 500억원대 회사공금 횡령 사실도 드러났다. 1심에서는 회사를 사유화해 개인의 이익을 챙긴 경영비리라는 점에서 죄질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앞서 경영비리 사건 1심 재판에서 '법원이 재벌 봐준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 실형을 면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공여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구속 수감을 피하지 못했다.

신 회장과 롯데는 집행유예를 기대하며 일단 풀려나는데 전력하고 있다. 지난 22일 공판 최후진술에서 다시 일할 수 있게 해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총수들이 재판에서 으례 내세우는 그룹 경영과 위기를 들어 자신의 형량 감형에 적극 활용했다.

신 회장은 “그룹이 정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사와 재판으로 임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다"며 "제발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읍소했다.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엄중한 처벌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고검은 중앙지검이 구형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높은 형량을 구형할 가능성이 크다.

1심 구형에 비해 1심 법원은 형량을 상당폭 낮췄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2심에서도 집행유예 선고는 안된다는 입장을 앞서 열린 공판에서도 분명히 한 바 있어 높은 구형량이 불가피하다.

검찰은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실제 공여한 금액이 70억원에 이르러 사안이 중대하다”면서 “국내 굴지의 재벌 총수임에도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하고 부하 임직원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 1심 경영비리 사건에서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을, 뇌물공여 사건에서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최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에 2심 선고 결과도 재판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심 때의 24년에서 25년으로 더 늘었다. 제3자 뇌물죄 수수 부분을 더 인정한 것이다. 

최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2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에서 롯데로부터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금 명목으로 받은 70억원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했다. 특히 '묵시적 청탁'이 아닌 ‘명시적 청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비해서도 불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