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회고록에서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향해 헬기사격을 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했다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전두환 씨가 27일 광주에서 열리는 첫 재판 출석에 불출석했다.

전 씨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휘하의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향해 헬기 사격을 했다고 한 조비오 신부를 비난(사자명예훼손 혐의)해 불구속 기소돼 26일 광주지법에서 첫 재판이 열려 출석여부에 관심이 쏠려왔다.

전 씨의 부인 이순자 씨는 전날 입장문 발표를 통해 남편 전 씨가 지난 2013년 자택 압수수색과 친인척 재산 압류 등을 겪으면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고 최근에는 인지 능력이 현저히 저하돼 조금 전 일도 기억하지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씨는 이어 전직 대통령의 회고록이 출판금지를 당하고 형사소추를 당한 사례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선례나 관행, 국민 법 상식에 어긋나는 불이익을 그대로 수용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 씨는 또 광주의 검찰과 법원은 회고록이 광주에서 판매됐다는 이유로 이송을 거부했지만, 서울 판매량이 광주보다 많다는 점에서 이런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전 씨가 소송이 제기됐다는 설명을 들어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법정 진술이 가능할지도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전두환 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