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3일 고위급 회담을 열고 3차 남북정상회담을 9월에 평양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회담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

남과북은 이날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북고위급 회담을 갖고 3차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하고 "9월 안에 평양에서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담은 우리 측에선 조명균 통일부장관, 북측에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단장으로 참석했다.

당초 오늘(13일) 고위급 회담에서 정상회담 날짜도 정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9월 안에 한다'로만 정리됐다.

정상회담을 한다고는 했지만 우리 정부는 시기는 정하지 못하는 소극성을 보였다. 판문점 선언 이행에 이렇다할 성적표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담 후 개최날짜와 관련 청와대는 9월 초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 반면 북쪽 수석 대표는 날짜가 이미 정해졌다는 말도 했다. 

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리선권 조평통위원장은 종결회의에서 다소 미묘한 발언을 했다. 회담에서 북측은 남한 당국의 판문점 선언 정신 이행을 시종일관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선권 북측 대표는 "회담과 개별접촉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만약 해결되지 않는다면,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들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수석대표는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신속히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괸련 KBS가 정부 당국자는 "그동안 논의해오던 남북 경협에 속도를 내라는 발언"으로 풀이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측의 선제안으로 이뤄진 이날 고위급 회담의 주제도 '판문점 선언 이행 점검'에 맞춰졌다.

당초 기대됐던 정상회담 날짜 확정이 안된 것은 남한 당국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판문점선언) 이행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데 불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북측은 각종 매체를 통해 공동조사 등 남측은 돈이 들지 않는 것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명균 남측 수석대표는 3차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 "구체적인 날짜는 좀 더 여러 가지 상황들을 보면서 협의해 나가자"고 한 반면 리선권 북측 수석대표는 9월 안에 진행된다는 것, 날짜도 다 돼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록 남측의 판문점 선언 이행이 지지부진하더라도) 지난 4.27 회담에서 밝힌대로 9월 정상회담 개최가 취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상회담 날짜와 관련 북측은 건국 70주년을 맞는 9.9절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진전을 가시화 하기 위해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월 초 방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기 9월 중순 이후를 기정사실화한 청와대는 9·9절 이전에 방북하는 데 대한 정치·외교적 부담이 크다고 보고 9월 초를 배제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건국 70주년인 9.9절을 축하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고 미국의 입장 및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