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대 밀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검찰이 영장신청을 기각했다.

인천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밀수혐의(관세법 위반) 혐의로 인천본부세관이 신청한 조 전 부사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24일 "밀수입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며 "영장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범죄사실을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도록 보완 수사를 지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세관 당국이 수집한 증거나 진술을 통해 입증 가능한 조 전 부사장의 범죄액수가 통상 밀수 사건 피의자의 구속영장 청구 기준에도 못 미친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관세를 내지 않고 해외에서 구매한 의류 등 개인 물품 6억여원어치를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이용해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세관 당국은 조 전 부사장을 지난 6월부터 3차례 소환, 조사했지만 조 전 부사장은 혐의 중 상당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세관본부 측은 조 전 부사장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23일 사전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 

세관 당국은 조 전 부사장의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대한항공 직원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올해 5월에는 경기도 일산의 대한항공 협력업체와 직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밀수품으로 의심되는 2.5t 분량의 현물도 확인했다. 당시 확인된 현물 일부는 조 전 부사장의 물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2015년 5월 2심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그는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항공기를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을 하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이른바 땅콩회항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