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 의혹과 관련 유족 및 사회단체가 김현희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따라 김현희는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주범으로 수사를 받은 이후 30년 만에 다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KAL858기 희생자 가족회와 진상규명 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김현희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가족회는 고소장에서 "김현희가 북한 공작원이라거나 KAL858기가 폭파됐다는 사실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전혀 없다"면서 "사건 발생 경위에 관한 당시 정부의 발표 내용은 전적으로 김현희가 자백한 말뿐"이라고 지적했다.

가족회는 김현희가 정확한 진상규명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종편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만 밝히는 등 구린 구석을 보여온 점을 지적했다.

가족회는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김현희의 자백에 의문을 가진 시민활동가·변호사·종교인 등이 2001년 대책본부를 구성해, 희생자 가족회와 함께 진상규명을 요구해왔다"면서 "김현희는 면담 요구는 모두 거절하면서 종편이나 인터넷 방송에 수차례 출연해 진상규명 활동을 '종북'으로 매도했다"고 밝혔다.

고소장에 따르면 김현희는 올해 1월 유튜브 등에 게시된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와 한 인터뷰에서 KAL858기 진상규명 대책본부를 "친북성향 단체, 민족반역자들"이라고 비난하고 자신을 향한 진상규명 활동은 "북한을 옹호하는, 북한에 면죄부를 주려는 행위"라고 말했다.

김현희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도 진상규명 활동을 '테러 진실이 싫고 북한을 이념적으로 옹호'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현희는 KAL 폭파 사건 당시 폭발잔해물 발견 등이 되지 않는 등 정권에 의한 조작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