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전 서로를 겨냥해 치열한 전쟁을 수행했던 조선과 미국의 군 장성급이 마주했다.

조선과 미국은 15일 판문점에서 6.25 전쟁 당시 북조선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장성급 회담을 개최했다.

조미 양국은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전사자 유해 송환문제를 논의했다. 합의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로 유해 송환 규모, 시기와 방식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전 8시 20~35분 미국 대표단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주한미군 차량 3대가 통일대교 남단에 도착해 유엔기를 단 뒤 통일대교를 건너 판문점으로 향했다.

미국 측 대표단에는 공군 소장인 마이클 미니한 유엔군 사령부 참모장이, 북측 대표단도 미국과 같은 급인 조선인민군 장성(별 2개·북한 계급상 중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6.12 싱가포르 조미정상회의 합의 내용을 실행하기 위한 후속 회담 성격이다.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문제와 함께 6.12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이행해가는 과정의 일환이다.

이날 회담은 앞서 조선에서 장성급 회담 개최를 요구하며 싦무회담에 불참한 뒤 열린 것이다.

미 공군 소장과 조선인민군 중장(남한 소장에 해당)이 대표로 참석한 유엔사-인민군 장성급 회담은 1998년부터 16차례 개최된 바 있다. 이날 장성급 회의는 2009년 3월 개최된 이후 9년 4개월만에 열린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정전협정 준수 등의 문제가 주로 논의됐고, 미군 유해송환이 과거에 의제로 다뤄진 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이날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6.12 정상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것을 이행하기 위한 북측의 적극적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북조선은 지난 12일 열릴 예정이던 미군 유해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하고 유엔군사령부 측에 장성급 회담 개최를 제안했고 미국 측이 이에 동의했다.

미국은 대령급 회담을 하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조선의 요구를 일단 받아들였다.

북조선이 장성급으로 회담의 급을 높인 것은 종전 선언 추진 등 결정권을 가진 단위로 높이기 위한 뜻이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6·12 싱가포르 조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성명 제4항에서 "미국과 조선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미군은 지난달 하순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데 쓰일 나무 상자 100여 개를 판문점으로 이송한 이후 차량에 실어놓은 채 JSA 유엔사 경비대 쪽에 대기시켜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