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2019년도) 최저임금이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4시30분께 제 15차 전원회의에서 올해(7,530원)보다 10.9% 인상한 8,350원으로 결정했다. 이번 최저임금은 월급으로 환산하면 174만 5150원(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이다.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저임금 근로자를 290만∼501만명으로 추산한다.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노동자 비율을 가리키는 영향률은 18.3∼25.0%다.

최저임금을 심의, 의결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14차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노사간 이견이 커 진통을 겪으며 14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 사용자측 불참 속 근로자측 8,680원 공익위원 8,350원 표결서 공익안 결정 =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다음달 5일까지 고시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폭이 올해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당초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최저임금은 정부가 최저임금을 결정해 사업주에게 강제적으로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도록 해 노동자의 임금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1988년부터 도입됐다.

이번 결정에는 노동계와 사용자 측 모두 반발하면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최저임금심의회는 전체 위원 27명 중 노동계 5명과 공익위원 9명 등 14명만이 참석했다. 13일 오전 10시부터 회의가 시작됐지만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19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벌였다.

사용자위원은 지난 10일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 부결에 불만을 품고 이날 밤 참석여부에 확답을 달라는 최저임금위 요청에 대해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노사 어느 일방이 아예 회의에 불참한 것은 이번 사용자 측이 처음이다.

이날 근로자위원은 8,680원, 공익위원은 8,350원으로 제시했고 투표 끝에 근로자안 6표, 공익위원안 8표로 공익위원안이 더 많은 표를 얻었다. 공익위원 중 1명은 근로자안을 지지했다.

◇ 인상률 16.4% -> 10.9%로 5.5% 낮아져,, 공익위원 정부 속도조절론 반영 = 이번 최저임금인상 폭은 지난해 16.4%보다 5.5% 낮은 것이다. 최저임금위가 중소상공인과 경제상황을 고려해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공익위원은 대체로 정부 기류를 반영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에도 정부 입장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번 결정에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2일 최저임금 인상에 관해 "2020년까지 1만원을 목표로 가기보다 최근 경제 상황과 고용 여건,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 시장에서의 수용 능력을 감안해 신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속도조절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부가 최근 일자리 증가가 성과가 내지 못하면서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슬슬 내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2020년 1만원 달성도 늦어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올해와 내년 최저임금을 15.2% 인상해야 2019년 8,680원, 2020년 9,982원이 된다. 

◇ 2020년 1만원 시대 지연 우려 = 문 대통령의 약속대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위해서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19.76%(1,650원) 인상돼야 한다. 하지만 속도조절론이 부상하면서 사용자 측이 두자리수 인상에 반대하면서 당초 계획대로 두자릿수 인상률 달성도 만만치 않아 최저임금 1만원 시대는 1년 정도 더 늦어질 전망이다.

이번 최저임금은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선공약 후퇴라며 최저임금 정부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근로자위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희망적 결과를 안겨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사용자측도 중소상공인에게 부담으로 된다며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률은 소상공인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 '모라토리엄'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