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이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서울 도심을 뒤흔들었다.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주도적으로 참가했던 노동자들이 탄핵 이후 다시 광장으로 나온 것은 지난해 6월에도 수만명이 참가하는 비정규직 철폐와 사회적 파업이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동계 집회로는 이번이 최대규모다. 

민주노총은 30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법 철폐를 요구하는 2018 전국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민주노총 집계로 8만명(경찰 추산 4만명)이 참가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집중 성토했다. 

노동자들은 이날 14개 지부별로 광화문광장 북단과 서울시청앞 서울광장 등에서 사전 결의대회를 갖고 광화문광장으로 집결했다.

민주노총은 오후 3시부터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법 개악 폐지'를 위한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 없는 정규직화 ▲민간부분 불법파견 철폐 및 원청 사용자성 강화 ▲최저임금 개악 폐기와 임금개악 중단 및 표준임금체계모델 폐기, 차별 없는 임금원칙 실현 ▲재벌의 원.하청 불공정 거래 및 편법 도급 근절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특히 ▲불평등 양극화 주범인 '재벌체제 해체' ▲ILO 핵심협약 즉각 비준, 노조법 2조 개정, 노동악법 철폐 등도 촉구했다.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최근 급격히 친자본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대해 강도높게 규탄했다.

김영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늘려 최저임금을 삭감하고 제도 개악의 칼자루까지 사용자에게 쥐어줬다"며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고 목청을 힘껏 외쳤다.

김 위원장은 현 정치상황에 대해 "아직도 한국사회는 노동존중과는 너무도 먼, 노동이 배제된 미완의 민주주의 사회”라면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늘려 최저임금을 삭감하고 제도 개악의 칼자루까지 사용자에게 쥐여주는 정부를 노동존중 정부로 부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하반기 총파업 투쟁도 예고했다.
김영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하반기 총파업 총력투쟁으로 진정한 노동존중 개혁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총은 이제 다시 촛불이 되어 우리의 갈 길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표류하고 후퇴하는 문재인 표 노동정책을 넘어, 촛불항쟁으로 시작한 한국사회 진정한 사회대개혁을 스스로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며 올 하반기 총파업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최저임금 개악 투쟁으로 분쇄하자", "말로만 노동 존중 문재인 정권 규탄한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투쟁으로 쟁취하자” 등의 구호와 함께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높이 들고 도심하늘을 휘저었다. 

노동자들은 특히 정부와 여당이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하는데 동의하고, 최근 국회에서 이를 골자로 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집중 규탄했다.

노동자들은 또 "정부가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 계도 기간을 갖고,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불가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급속히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광화문에서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삼청동 총리 공관, 안국역 헌법재판소 등 3개 방향으로 행진했다. 

적폐청산이 속도를 잃어가고 이미지 정치가 강화되고 다른 분야에 비해 노동적폐 청산은 손을 대지 않으면서 촛불집회 이후 노동계의 대 정부 투쟁에 다시 촛불을 점화하는 게기가 될 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