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가 30명째 자살한 것과 관련 민주노총 금속노조지부는 추도 성명을 발표했다.

금속노조는 성명에서 "더 이상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니 그리 믿고 싶었던 것이겠습니다. 스물아홉 분의 동지와 가족을 떠나보내고, 이제는 정말로 더 이상의 비극은 없다 믿고 싶었습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3월 사측의 기만적인 선별면접, 선별복직 제안을 동지들이 ‘들러리 복직은 없다’며 한목소리로 단호하게 잘라냈을 때, 투쟁으로 모두 함께 공장으로 돌아갈 거라고 믿었습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죄송합니다. 그 절망이 너무 깊어 보이지 않는 것을 이제는 나은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10년의 하루하루가 모두 투쟁인, 투쟁일 수밖에 없는 삶이 가지는 무게를 어림짐작했습니다. 얼마나 무겁고 고통스러우셨습니까"라고 미안함을 나타냈다.

금속노조는 "떠나보내고 싶지 않지만, 다시 동지의 길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차라리 정리해고도 국가폭력도 없는 곳에서 자유로워지시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애도했다.

금속노조는 살아아남은 우리는 동지가 남긴 눈물로 마음 속 분노를 벼려서 투쟁의 칼날을 세우고 크 칼로 서른 분의 모든 잃어버린 동지들을 살해한 장본인들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가해자라며 "이제는 의혹이 아니다"고 재판거래 의혹을 거론했다.

노조는 대법원은 "‘재판거래’를 통해 해고자들의 미래를 정권에 팔아넘겼습니다. 터무니없는 가정과 억지 법리로 끼워 맞춘 대법원의 판단은 1심과 2심 모두 부당하다 판단한 정리해고를 합법으로 둔갑시켰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대법원은 한국사회의 가장 흉악한 흉기였다. 양승태의 대법원은 쌍용자동차를 노사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재난으로 만들었다"며 "그 증거가 연이어 세상에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마힌드라가, 쌍용자동차가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미 적잖은 해고자들이 복직했다. 남은 해고자들 수만큼의 정년퇴직자들이 있다"며 "현장에서도 복직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해고의 시간이 계속 쌓이는 이유는 해고자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자본의 몰염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쌍용자동차를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에 팔아넘긴 상하이자동차도 부도덕하고, 인도로 날아간 해고자들에게 사늘했던 마힌드라도 부도덕하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는 "복직은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 아니다. 2015년의 복직 합의도 살아있다. 마힌드라 자본의 결단과 합의 이행만 있으면 된다"면서도 "하지만 냉혹한 외투자본에게 인간의 얼굴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금속노조는 정부가 가해자라고 규정했다. 금속노조는 "쌍용차 노동자들은, 자신의 일터와 가족을 지키겠다는 마음뿐이던 노동자들은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이라며 "경찰은 진압이 아닌 사냥에 나섰고, 권력은 이를 나무란 것이 아니라 표창했다"고 꼬집었다.

금속노조는 "과거 정권의 적폐가 아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대한민국 정부고 대한민국 경찰"이라며 "정부에게는 여전히 책임이 있고, 사과의 의무가 있다"고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그러나 ‘노동존중’을 외쳤던 문재인 정부가 구호 그대로 노동을 존중하고 그래서 노동자들에게 일말의 희망이라도 안겨주었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다"고 정부의 무성의를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희망을 빼앗고, 조선산업은 또 다른 쌍용자동차로 만들었다. 외국자본에 무릎 꿇은 한국지엠에서는 세분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명박의 경찰만 국가폭력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노동배제도 국가의 폭력"이라고 차별성이 없음을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고인은 사망하기 일주일 전 한 언론에 진압의 날을 기억하며 “시뻘겋고 시퍼런 멍이 온몸을 덮었다”고 회상했다. 몸의 멍이야 며칠 지나면 나아지겠으나 마음과 정신에 깃든 멍은 끝내 고인의 삶을 잠식했습니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 보상해야 한다. 이제는 복직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회사가 복직 시한만이라도 알려줬더라면, 문재인 정부가 2009년 국가폭력 문제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조사해 해결했더라면 고인은 목숨을 끊지 않았을 것”이라는 김득중 지부장의 절규에 한국 사회가 귀 기울였으면 한다"고 했다.

금속노조는 "그래서 우리 사회가 진정 함께 노동하고 함께 사는 연대의 꽃을 피워 고인의 영혼에 그 꽃 한송이 바쳤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