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에서 450도 고열의 도금 용융로에 노동자가 빠져 심한 화상을 입고 생명이 위험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사고를 관할 노동부에 신고조차 하지 않아 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노동부도 사고 소식을 파악조차 하지않아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데제철 당진공장에서 지난 4월 외주업체 소속의 60대 노동자가 냉연 아연도금 포트에 빠져 하반신이 3도 화상을 입었다. 아연도금 포트는 섭씨 479도의 고온을 유지하고 있어 빠지면 생명에 치명적 화상을 입는다. 현대제철은 사고발생을 노동부에 보고하지 않아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플랜트노조 충남아산지부와 현대제철노조에 따르면 지난 4월 7일 오후 3시경 현대제철 충남 당진공장의 냉연 아연도금 포트에서 외주협력업체 노동자 A(63)씨가 빠졌다. A씨는 방염복을 입고 있었지만 당시 포트내 온도가 459도에 달해 하반신에 3도 의 화상을 입고 서울 여의도 한강 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아연도금 포트는 철 제품에 아연을 도금하는 공정 과정으로 아연을 고열로 녹이는 커다란 로로 섭씨 459도의 고열로 아연이 액체 상태로 펄펄 끓는 상태로 매우 위험하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굴뚝에서 엄청난 양의 연기가 쉴새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 공장 주변에는 먼지가 심하게 날려 주변이 온통 분진으로 뒤덮여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사고를 대하는 현대제철의 인식은 매우 안이하다. 현대제철의 한 임원은 제철같은 사업을 위해서 안전사고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일년에 수백건씩 발생하는 사고로 사망사고도 아닌데 너무 언론에서 민감하게 대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 임원은 사고 때마다 공장을 세울 경우 피해가 이만저만 적지 않다. 공장을 세울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하소연(?) 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4월 13일에도 노동자가 철판에 안면부를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채 일주일도 안되는 사이 두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제철은 대형 산업재해가 2주 연속 발생했지만 사고 은폐 의혹도 받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관할관청인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사고발생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지청 근로감독과에는 현대제철의 사고 발생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고용노동부에 사고발생 사실을 신고했는 지, 사고를 인지하고 있는 지를 확인취재한 결과 천안지청에는 사고가 발생했는 지 조차 알지 못했다.

천안지청 관계자는 "당진공장에서 그런 일이 있었느냐"며 "처음 듣는 얘기다. 아직까지 현대제철이 사고를 신고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사고 은폐와 노동부의 묵인과 무관심, 방조가 빚어낸 결과라는 지적이다.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이 부족하다는 핑계만 내세웠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근로감독관수가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와 유착돼 묵인 방조하는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부가 고용노동부로 개칭된 채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 만큼 반노동자적 시각이 강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노동중심 사회를 내건 문재인 정부지만 실제로는 말뿐이라는 지적이 현장에 팽배하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과거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 당시 노동부에서 현장에 나왔지만 한바퀴 둘러보고 현대제철 사측에 사고 결과를 서면으로 보고해달라는 말만 남긴 채 현장을 떠나려 한 일도 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이에대해 노조원들이 강력하게 항의하자 감독관은 돌아가던 길을 멈추고 난 뒤 공장 기계를 멈추도록 명령했다"며 "노조는 공장가동을 멈출 수 없다. 중지명령권을 갖고 있는 노동부가 엄격한 관리감독을 하고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철저한 조사를 위해 공장가동 정지 명령해야 하는데 이런 일은 여러명이 숨지고 이슈가 돼야만 중지명령 시늉을 하는 등 매우 드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