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최저임금법 개정과 관련된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법 개정을 주도해 처리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묶어 더불어한국의 야합이라며 강력 비난하고 있다.

특히 1일 지방선거와 관련 지방 유세장을 찾은 민주당 지도부와 정면 충돌했다.
추미애 선거대책위 상임위원장 등은 1일 전북 군산을 찾아 민심잡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과 이해찬 수석공동선대위원장, 홍영표, 전해철, 이석현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강임준 군산시장 후보선거사무소에서 선대회의를 열고 전북지역 표심을 잡으려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전북지역 경제는 지난해 현대중공업 조선소 폐업에 이어 한국GM마저 철수하면서 지역경제가 악화되면서 민심 달래기를 온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전북본부 조합원들은 최저임금 개악 철회와 지도부 면담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관계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결국 추 대표는 군산 지역 지원 유세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최저임금 개정을 주도한 홍영표 원내대표는 노동계를 달래기는 커녕 직접 충돌했다.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개정의 당사자인 노동계 의견을 무시한 채 자유한국당과만의 합의로 강행 처리한 최저임금법 개정에 "양노총과 경총 당사자가 모은 노사 의견조차 거부되는 국회와 집권여당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사회적 대화 불참을 선언(5.23)한 상황에서 자극성 발언을 쏟아냈다.

홍 원내대표는 면담자리에서 민주노총이 '문재인 찍었나'라고 했다.
민주노총은 2일 "지난 1일 최저임금 산입법위 확대와 관련해 간담회를 하던 도중 홍영표 원내대표가 "대선에서 문재인 찍었냐"고 발언했다"며 "문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은 국민은 여당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내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에 따르면 1시간 동안 이뤄진 면담자리에서 홍 원내대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양대 지침 폐기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노동계가 하지 못한 일을 정부가 해냈다", "대선에서 문재인 찍었나", "민주노총이 10년 간 못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우리가 1년 만에 했다"고 자극성높은 발언을 했다.

이에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홍영표 원내대표의 질문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은 국민은 여당,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내포한다"라며 "헌법은 비밀선거 원칙을 명시하고 있고, 이에 의거하여 특정인에게 투표했느냐는 질문은 불법으로 처벌받는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시하는 질문을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입 밖으로 내놓다니, 민심이 두렵지 않은 모양"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또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것은 이전 정권과 끊임없이 맞서 싸웠던 민주노총을 비롯한 1700만 촛불의 힘"이라며 "마치 자력으로 자신들이 집권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촛불의 힘을 역사에서 지우는 오만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어 비정규직 양산의 원죄는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정권이었음을 직격했다.

민노총 전북본부는 "비정규직이 넘쳐나게 된 것은 더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입법한 '비정규직법' 때문"이라며 "자신들이 저지른 죄과에 대해 사죄는 못할망정 그 악법에 맞서 싸웠던 민주노총을 향해 비아냥대는 것이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수준이냐"고 꼬집었다.
 

홍 원내대표는 영남에서도 노동계와 충돌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현대차지회 수석부지회장이 "잠깐만 얘기하자"고 하자 "지랄한다"며 차 문을 닫아서 손가락과 손목을 다치기도 했다.

경북 구미에서는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이 구미 금오랜드에서 오중기 경북지사 지원유세 도중 최저임금 개악 을 규탄하며 항의했다.

노조원들은 "최저임금 니가 그돈으로 살아봐"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전북 군산과 경북 구미에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개악 철회 요구를 유세 방해와 분열행위라는 인식을 보였다.

그는 2일 "민주노총의 선거방해로 소동이 있었습니다. 지방정부 선거이래 24년동안 보수의 텃밭이었던 경북지사 선거를 마중하는 절실한 호소의 자리였습니다. 경북에도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민주세력의 노력을 이렇게 분열시키면 안됩니다"라고 우려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전북 군산과 경북 구미에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개악 철회 요구를 유세 방해와 분열행위로 판단한 것이다.

홍 원내대표가 민주노총이 문재인을 찍었느냐며 민주당은 한국노총과 정책협약을 맺었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이날 최저임금위원회 위촉 명단을 정부에 반납했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진보성향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SNS 사용자들은 "홍영표 원내대표가 더민주당이 무슨 진보라고 한다. 그렇다면 민중당은? 이를 어찌 봐야 하느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