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이 20일 오전 9시 52분께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구인회, 구자경, 구본무, 구광모의 4세대 경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4월 뇌종양이 발견되면서 몇차례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마곡 지구 LG사이언스파크 공사현장을 직접 찾기도 했지만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LG그룹은 "평소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에 따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장례는 나 때문에 번거롭게 하지 말라는 평소 뜻에 따라 비공개로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가족을 제외한 조화나 조문은 받지 않는다.

구 회장은 구인회 창업주의 손자로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연세대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해 애쉬랜드대학과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각각 경영학을 전공한 뒤 귀국, 1975년 ㈜럭키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과장, 부장, 이사, 상무, 부사장 등을 거치며 럭키와 금성사의 기획조정실 등에서 영업, 심사, 수출, 기획업무 등을 두루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특히 1985년 이후 그룹 기획조정실에서 전무와 부사장을 거치며 그룹 경영전반에 대해 살피고 1989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89년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돼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쌓았다.

1995년 그룹 회장에 올라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럭키금성그룹의 CI를 LG로 변경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결단했다.

재임 기간 동안 LG와 LS 등 그룹 분리를 겪기도 했지만 사세를 키우며 글로벌기업으로 면모를 갗췄다.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1994년말 30조원대였던 그룹 매출은 GS, LS 등이 계열분리되고도 2017년 160조원대로 성장했고, 해외 매출은 같은 기간에 약 1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그룹의 운영은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구 회장이 건강악화로 입원치료를 받으면서 그룹 경영전반은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이끌어왔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경영승계도 빨라져 구광모 상무로의 4세대 경영을 열게 될 전망이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건강이 악화되면서 구 상무를 중심으로 경영승계 가속화와 함께 새로운 경영체제를 서두르고 있다. 구 상무는 지난 17일 지주회사인 ㈜LG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4세 경영의 서막을 알렸다. 

1978년생인 구 상무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구본무 회장이 아들이 없이 슬하에 딸만 둘을 둔 상황에서 지난 2004년 장자승계 전통을 잇기 위해 구 상무를 양자로 입적했다.

구 상무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해, 다양한 직위를 거치며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2015년 LG 상무로 승진해 경영수업을 본격 시작해 올해부터 LG전자의 성장사업의 한축인 B2B사업본부 ID사업부장으로 글로벌사업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