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 조작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드루킹 김모(49)씨가 이끄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인회들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2700여만원을 후원한 정황을 파악했다.

김 의원의 측근인 한모 전 보좌관(현재는 사퇴)은 김씨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것이 인사청탁 댓가였음을 알았다고 경찰 조사에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는 한씨가 단순하게 돈을 빌렸다고 했고 문제가 불거지자 돈을 돌려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9일 경공모 핵심 회원인 김모씨(필명 초뽀)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이런 내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USB에는 김 전 의원 정치후원금 명단이 적힌 액셀파일과 '정치후원금도 내고 세액공제도 받으라'는 제목의 김 전 의원 후원 안내 문서파일이 발견됐다.

정치후원금 명단에는 2016년 11월 경공모 회원 200여 명이 김 전 의원에게 2700여 만원의 후원금을 냈음을 알 수 있는 내역이 정리돼있다.

이들은 개인당 5~10만원 가량 후원했으며 후원금 한도 내에서 더 많은 액수를 후원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후원안내 문서에는 김 전 의원의 후원회 계좌번호와 함께 예금주, 후원금 한도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경공모 회원이 작성한 후원금 모금을 공지하는 내용의 안내글도 확인됐다. 다만 수사팀은 해당 회원이 드루킹 김씨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실제로 후원금이 김 전 의원에게 전달됐는지 여부와 함께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후원을 한 건지, 드루킹 김씨의 지시로 경공모가 모금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의 전 보좌관 한씨는 돈 500만원을 받은 것과 관련 초기에는 단순히 돈을 빌렸다고 했다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청탁 관련한 것임을 알았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