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인권문제 제기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제출됐다.

미 상원 의원 설문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핵 포기 가능성이 회의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하는 반동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북조선의 핵시험장 폐쇄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신중하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브랜던 보일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난 1일 새 결의안(H.RES.866)을 발의하고 대북 협상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북 인권 문제에 관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미국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으로, 대북 협상에서뿐 아니라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듯한 표현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서도 문제삼았다.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훌륭한 사람(honorable man)'이라고 말한 것은 미국의 가치에 대한 모욕이라는 지적했다.

결의안은 또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현실과는 완전히 모순되는 것이며 정권의 본질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그 동안 발언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보일 의원은 "주민들을 굶기고 정치적 반대 세력을 살해하는 잔혹한 독재자에게 ‘매우 훌륭하다’고 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언어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과의 평화 협상은 중요한 돌파구지만 이 과정에서 김씨 정권의 잔혹 행위들을 정상화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결의안에는 과거 북한 지도부와 김 위원장이 그 동안 북한 주민과 외국인들을 상대로 자행한 잔혹한 인권 유린 행위들이 구체적으로 나열됐다.

또 미 상원의원 20명 중 16명이 북한의 비핵화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중요한 체제 보존 수단인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는 대신 관련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선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VOA가 지난 24일~26일까지 미 상원의원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북한의 비핵화 실현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낸 의원은 단 두 명에 불과했다.

오린 해치 공화당 의원은 VOA에 "북측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할 순 있지만 핵 무력을 포기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밥 코커 상원외교위원장도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계획으로 이번 대화에 나선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지난 4월 말에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북조선은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공격적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미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한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공격적인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은 VOA에 "북이 아직 양보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가드너 의원은 23일 VOA 기자와 만나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개발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핵미사일 시험이 필요하지 않다는 건 북한의 선언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 크리스 쿤스 민주당 의원도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핵미사일 시험과 핵시험장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