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메모리반도체 업계 2,3위인 하이닉스와 일본도시바가 손을 잡고 차세대 반도체로 자리잡을 'STT-M램' 공동 개발과 공동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하이닉스반도체 권오철 사장은 도시바와 차세대메모리 `STT-M램' 공동개발과 합작사 설립을 통한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M램은 현재의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특성을 모두 가지면서도 10나노급 이하 초미세 공정으로 회로집적이 가능해 차세대 세계반도체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두 기업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향후 세계반도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업체의 제휴는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독주를 확실하게 견제하는 한편 향후 차세대 반도체시장에서만큼 전세를 역전시키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또 두 회사는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제조기술과 관련해 양사가 보유한 특허를 상호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스와 반도체 제품 공급 계약도 연장키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합작사 설립시기와 투자규모, 공동판매 등 세부적인 계약은 체결하지 않았고, 다만 개발완료와 생산이 가능한 시점에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한 양사 공동 생산으로 투자비를 균등하게 분담할 수 있게 돼, 투자 위험을 축소하고 신속히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TT-M램은 초고속과 저전력으로 동작이 가능하며, 전력 공급 없이도 데이터를 보관하는 비휘발성의 장점과 함께 안정성 등을 두루 갖춘 유력한 차세대 메모리 가운데 하나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기술적 한계로 여겨지는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으로도 집적이 가능하다. 제품은 초기에는 저전력 특성을 기반으로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고, 중장기적으로는 PC와 서버 시장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하이닉스측은 예상했다.

도시바는 STT-M램 개발에 삼성전자보다 먼저 뛰어들 정도로 지난 10여년간 공을 들여왔고, 현재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국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2007년 무렵부터 본격적인 STT-M램 개발에 돌입했고, 2009년부터는 국책과제를 통해 양사가 협력하며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STT-M램은 30나노급까지 셀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나, 30나노급 이하 제품 개발의 관건은 아이온코발트 플래티늄 합금 등 강한 자성 특성을 가진 신물질을 찾아 얇은 나노급 결정구조(자성막)로 만드는 것으로 개발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014년쯤 STT-M램 초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그 이전에 개발을 마치고 도시바와 합작 생산법인 설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STT-M램은 빠른 동작 속도와 낮은 전력 소비, 높은 신뢰성 등의 기존 메모리의 장점을 두루 갖춰 새로운 모바일 기기 수요 확대와 제품의 고성능이 요구되는 `메모리 신성장 시대'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도시바 반도체 부분 고바야시 사장은 "M램은 공정 미세화에 유리해 향후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도시바는 M램, 낸드, 하드디스크(HDD) 등을 포함한 모든 스토리지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하이닉스와 STT-M램 공동 개발은 이러한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삼성전자는 큰 신경은 쓰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한 관게자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두 기업이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해서 기존 (삼성 주도의) 시장 구도가 갑자기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