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의 물컵 갑질 사건과 관련 경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전날 경찰이 신청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불구속 수사 지휘와 함께 영장신청을 반려했다.

영장신청 반려 이유는 갑질 피해자 2명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업무방해 혐의도 법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폭행죄 자체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3일 경찰의 영장 신청 이후 피해자 1명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와 피해자 2명 모두 처벌 불원의사를 밝혔다.

피해자가 처벌 불원을 밝힌 만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서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 불벌죄에 해당하는 폭행죄에 대해 아예 공소권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또 조현민 씨가 던졌던 유리컵의 방향도 사람이 없는 쪽이어서, 법리상 폭행죄로 보기도 어렵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또 조 씨가 광고주로서 업무적 판단에 따라 당시 회의를 중단시킨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경찰이 적용한 '업무방해' 혐의 역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영장 신청 반려의 또다른 이유로 녹음파일 등 증거도 확보돼 증거 인멸 우려나 도주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앞서 경찰은 조현민 씨에게 폭행죄와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면서, 조 씨가 피해자 측을 회유하거나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 수사 필요성이 있다며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대한항공 직원들은 전날(4일)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직원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이날 촛불시위에서는 직원들이 모두 가면을 쓰고 나와 얼굴을 드러내놓지 못한 채 시위를 벌여 대한항공 내 노조나 직원들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는 현재 3개나 되고 직원들은 그에 맞게 골라서 가입해 그동안 사내에서 벌어진 총수 일가의 부당한 전횡에 대해 묵인, 방조해와 민주노조 건설의 시급성이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