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사 출마선언으로 정면돌파를 선택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구속 기소)와 19대 대통령 선거 전부터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 의원이 직접 언론 기사 10건의 인터넷주소(URL)를 보낸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 가운데 8개가 대통령 선거 전에 보도된 기사였다. 일부 기사에는 김 씨가 댓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서울경찰청장은 김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 의원이 열어보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19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16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텔레그램을 이용해 김 씨에게 기사 URL 10건을 포함해 14건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의원이 보낸 기사 10건 중 8건은 대선 전 문재인 후보의 인터뷰나 토론회, 선거운동과 관련된 기사였다.

특히 대선 일주일 전인 지난해 5월 2일 “막판 실수 땐 치명상…문 캠프 ‘SNS·댄스 자제령’”기사에서는 김 씨로 추정되는 누리꾼(tuna****)이 직접 댓글을 달기도 했다. 댓글 내용은 ‘신중하게 남은 일주일 준비하는 더민주가 믿음직스럽습니다. 19대 대통령은 역시 문재인!’이었다. 김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에서 tuna69라는 아이디(ID)로 활동해 왔다. 
특정 댓글의 추천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정황도 나왔다. 지난해 4월 28일 “문 ‘정부가 일자리 창출’ 안 ‘중기·벤처가 만들어야’”기사에서는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비난하는 두 댓글에 각각 4900여 개와 4400여 개의 ‘좋아요’ 추천이 달렸다. 

지난해 3월 13일 “문재인 측, ‘치매설’ 유포자 경찰에 수사의뢰…‘강력 대응’” 기사에서도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댓글들에 1600여 개의 ‘좋아요’ 추천이 달렸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의원이 보낸 기사 링크 주소를 받고 김씨는 "알겠습니다"라고 답신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이 일명 김치에게 좌표를 찍어주면 김 씨가 추종세력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앞서 김 의원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공보를 맡는 동안 후보에 관해 홍보하고 싶은 기사를 주위에 보낸 적이 꽤 있었다. 그런 기사가 김 씨에게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김 의원이 김 씨의 일방적인 연락에 의례적인 감사 표시를 했을 뿐 별다른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고 설명했었다. 

경찰은 김 씨가 대선 때 김 의원으로부터 전달받은 기사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댓글을 달거나 추천 수를 조작하는 등의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