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목동 아파트 단지의 굴뚝 위에 사람이 있다.

70m 높이의 굴뚝, 목소리도, 모습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굴뚝 위에 스타케미컬 노동자 2명이 벌써 수개월째 농성하고 있다.

굴뚝 아래는 따뜻한 봄기운이지만 굴뚝위에는 아직도 차가운 공기에 두툼한 옷을 입고 있다. 밤에는 아직도 한기가 느껴진다고 한다.

지난 3월 24일 어둠이 내린 밤 8시, 강서구 목동 스타케미컬 노동자들이 있는 농성장을 찾았다. 이날은 굴뚝에 올라 농성을 시작한 지 133일차였다. 투쟁일자를 알리는 숫자판은 하루 하루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지난한 투쟁에 비해 소식을 전하는 것이 너무 늦은감 마저 들어 미안한 생각이 든다.

스타케미컬 해고노동자인 홍기탁, 박준호 씨는 오늘도 목동아파트 단지에서 목숨을 건 투쟁을 벌이고 있다. 교묘하게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기업주를 향해 해고자 복직을 외치고 있다.

스타케미컬은 1980,90년대만 해도 손가락에 꼽히는 대형 섬유업체인 한국합섬이 시초다. 외환위기를 맞아 정부의 화섬업계 구조조정으로 매각되면서 노동자들은 거리로 내몰렸다.

회사를 헐값에 인수한 현재의 사장은 부동산가치만 해도 인수에 들인 돈을 빼고도 상당한 이익을 남겼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공장이 아닌 굴뚝 위에서 기약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회사 측이 성의있는 대화에 나서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씨 일가의 반노동 의식이 노동자에 해고라는 살인무기로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도 회사 측의 비양심과 불법을 방조하고 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복직을 위해 정부의 관심이 요구된다. 본지는 스타케미컬 노동자들이 다시 공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보도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