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30일과 31일 '뛰뛰빵빵 택시 희망버스'를 진행하고 장기 농성장에서 힘겹게 싸우는 노동자들을 응원, 지원하는 순회 지원투쟁을 전개했다.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구성된 '뛰뛰빵빵 택시 희망버스'는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내 굴뚝에서 전개되는 파인텍 고공 농성장과 전북 전주시청 앞 택시노동자 월급제 쟁취 고공농성장, 평택 쌍용자동차노조 단식농성장을 릴레이 방문하는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 서울 목동 찍고 전주로 달려 = '뛰뛰빵빵 택시 희망버스'는 전북 전주지역의 택시 노동자들이 완전월급제 쟁취를 목표로 전주시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30일 오후 7시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단지 인근 도로 옆.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출발한 '뛰뛰빵빵 택시 희망버스'가 정차했다. '파인텍' 고공농성 장소에서 농성중인 파인텍 노조원에 연대의 뜻을 전하며 문화활동가들이 문화공연을 펼쳤다. 파인텍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70m 높이의 아파트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 중이다.  

본 행사날인 31일(토)에는 전북 전주시에서 '택시완전월급제 쟁취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에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여들었다. 이곳에서는 김재수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이 법인택시 전액관리제 시행과 완전월급제 시행을 요구하며 지난 2017년 9월4일부터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의 높이 10m의 조명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택시 완전월급제 실시 "김재수 힘내라" 택시 조형물 퍼포먼스 = '뛰뛰빵빵 택시 희망버스'는 이색적인 퍼포먼스로 택시노동자의 목소리를 형상화했다. 

＃ 31일 오후 오후 2시 전주 덕진구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

전국에서 달려온 희망버스 참가자 1500여명이 집결해 지역별 사전 결의대회를 거쳐 오후 4시부터 5시 30분까지 문화제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전주시청을 출발해 오목대~한옥마을~풍남문~관통로사거리~오거리광장~전주시청광장 구간 3km를 풍물패의 길놀이를 앞세워 행진했다.

가장 볼거리는 택시 퍼포먼스였다. 풍물패의 흥겨운 길놀이를 선두로 택시조형물(3.31 희망버스 참가자와 문화예술인 공동 제작)과 택시노동자들이 직접 운전대를 잡은 택시 10여대가 줄지어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해 연도의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택시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는 대시민 연설전과 노래공연, 풍선과 플래카드, 방송차량 등 다양한 소품을 동원해 입체적인 선전전을 펼쳤다.

전주시는 2016년 2월 택시노조와 '2017년부터 전액관리제 시행' 이행서약서를 작성했으나 운송사업주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시행을 미루고 있다. 앞서 1997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사납금제는 금지됐다. 

하지만 정부는 어용노조가 장악한 현장에서 체결된 노사협약을 행정지침으로 인정하며 사업주의 입장을 두둔하고 있다고 공공운수 노조는 지적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에 따르면 택시기사는 하루 1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해야 가능한 사납금 또는 기준금을 회사에 납부하고 소정근로시간을 축소한 하루 4시간의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장시간 노동은 피로도를 높여 교통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택시사고는 전국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의 45.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십시일반 밥차' 무료 먹거리 제공 분위기 띄워 = 이번 희망택시에는 무료급식 지원 차량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십시일반음식연대'라는 이름이 붙여진 1톤 푸드트럭에서는 오뎅과 떡볶기 등 간식이 집회 참석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됐다.

이날 무료 배식을 한 십시일반 밥차의 한 자원봉사자는 "화려한 찬은 아니지만 시민들이 한푼두푼 자발적인 성금을 내고 일부 시민들은 자발적인 노력봉사를 해서 아름다운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런 의미를 붙여 트럭이름도 '십시일반'으로 지어졌다"고 유래를 설명했다. 

＃ 31일 오후 7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산업단지내 쌍용자동차 정문 앞.

서울에서 참가한 뛰뛰빵빵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귀경길에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공장에 들려 복직투쟁중인 쌍용차 지부를 지지 방문했다. 이들은 특히 단식투쟁 중인 김득중 지부장을 격려하며 해고자 복직 조속 이행을 촉구했다.

희망버스 중앙기획단의 윤종희 차장은 "목동에서 고공농성 중인 파인텍의 홍기탁 박준호 씨와 전주에서 택시 사납금 폐지와 완전월급제 실현을 요구하면서 고공농성 중인 김재중 씨, 평택에서 31일째 단식농성 중인 김득중 씨를 격려하기 위해 희망택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희망버스는 부산 영도조선소의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발해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을 지원, 격려하기 위해 처음 시작됐다. 

한진중공업이 지난 2011년 2월 경영상 이유로 직원 170명에 대한 해고통보에 노조는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파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김진숙씨가 영도조선소 크레인에 올라 장기 점거농성을 벌였다.

이에 송경동 시인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전국에서 버스를 타고 영도조선소에 집결해 김씨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자는 '희망버스'를 제안해 5차 희망버스 이벤트가 진행됐다.

2011년 6월12일 1차 희망버스에 500여명이 참가했고 한진중공업 담을 넘어가 영도조선소 진입투쟁을 전개했다.

7월9일 2차 희망버스에는 7000여명이 참가해 부산 남포동 앞부터 영도구 봉래동 앞 노상까지 대규모 행진을 벌였다.

<김재수 전국공공운수 택시지부 지부장 미니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