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이 북측 예술단이 평창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 차원의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끝내 참가하지 않았다.

◇ 남측 예술단 평양으로 출발 =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을 단장으로 한 남측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 본진 120명은 31일 오전 10시30분 이스타항공 소속 특별기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출발해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평양으로 향했다. 이날 본진에는 도 장관과 조용필 이선희 등 공연가수와 스태프, 태권도시범단, 취재진, 정부 지원인력 등이 포함됐다. 이번공연 기획자인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음악감독을 맡은 윤상도 이날 평양으로 향했다. 앞서 기술진 등 70여명의 선발대는 이틀전(29일) 먼저 방북했다.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2002년 이후 16년 만으로 이번 공연에는 가왕 조용필과 이선희, 강산애, 김광민 등 190여명으로 구성됐다. 남측 예술단은 총감독은 작곡가 윤상, 사회는 '소녀시대'의 서현이 맡는다.

남측 예술단은 '봄이 온다'는 주제로 '1일 오후 동평양대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하고 내달 3일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는 북측과 합동 공연을 진행한다. 또 태권도 시범단은 1일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단독 공연을 갖고 내달 2일 평양대극장에서 북측과 합동 공연을 펼친다. 

예술단에는 조용필과 이선희 등 쟁쟁한 가수들 외에 이례적으로 5인조의 걸그룹 레드벨벳이 포함됐다. 레드벨벳은 아이린, 슬기, 웬디, 조이, 예리 등 5명으로 구성돼 최근 '빨간 맛'이란 노래를 부르고 있다.

레드벨벳은 자본주의적 문화 색채가 강해 북측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민족화합 차원에서 다양한 연령과 남측의 최신 경향을 담아내고자 공연단원에 포함됐다.

◇ 자본주의 색채 우려 속 포함된 레드벨벳, 완전체 못이뤄 = 이런 고민 속에 포함된 걸그룹이었기에 조이의 불참은 당혹스런 상황을 낳았다. 불참 소식이 알려진 직후 공연을 추진한 실무자들은 물론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개인주의 논란을 일으키며 인터넷을 달궜다.

이와관련 이번 공연의 총감독을 맡은 윤상은 출발에 앞서 소감을 밝혔다.
윤상은 "대중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음악감독의 역할은 너무나도 큰 영광인 동시에 설명하기 힘들 만큼의 무게감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은 "가요계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훌륭한 선배님들부터 지금 한창 새롭게 전성기를 쓰고 있는 훌륭한 후배 분들까지, 보면서도 저도 믿기지 않을 만큼의 대중음악계 별들이 한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분은 방송을, 광고를, 콘서트를 미뤄야하는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하다 보니까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던 것 사실. 가장 막내인 레드벨벳같은 경우 처음 연출부의 섭외 때부터 많은 어려움들이 예상됐는데, 우려했던 대로 완전체로 참가 하지 못하게 됐지만 중요한 것은 참여하는 모든 멤버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이는 전날 MBC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에 출연 중으로 촬영 스케줄 관계로 예술단 방북이 어렵다고 밝혔다.

레드벨벳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전날 "출연요청을 받았을 때 기존에 있던 스케줄을 조율해 전원이 참석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기로 했지만 공연 일정이 짧지 않은데다 드라마 제작 일정상 조이가 촬영에 빠지면 방송이 불가능해 (불가피하게) 최종적으로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 네티즌 의견은 찬반 팽팽 = 소이의 불참을 놓고 인터넷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조이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쟁 직전까지 가는 강경 대치가 이어지다 오랜만에 화해기류가 움트는 상황에서 예술인 공연을 통해 민족화합의 기대에 부응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실망감을 표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미 잡혀있는 스케쥴을 펑크낼 수 없는 상황이란 점도 이해해야 하고 앞으로 더 많은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에 두 배 열심히 기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번 남측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 15억8900만원(추정치)이 든다. 출연료와 인건비가 2억7000만원, 항공료 및 물류비 5억4400만원, 음향ㆍ조명ㆍ영상장비를 비롯한 공연시스템 4억800만원, 예비비 약 7500만원, 사업관리비 약 900만원 등이다. 비용은 남북경제협력기금에서 지원될 예정이다.

앞서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지난 2002년 두차례 열린 바 있다. 당시 평양에선 KBS교향악단이 조선국립교향악단과 함께 연합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아리랑’ 등을 연주했고 같은 달 열린 ‘MBC 평양 특별공연’에서 가수 이미자씨와 윤도현 밴드 등이 무대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