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인도적 결단으로 이뤄진 비전향 장기수 최초의 북송자 리인모 씨가 송환된 지 지난 19일로 25주년이 됐다.

리인모 씨의 송환은 1993년 3월 19일 문민정부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뤄져 당시로선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조선인민군 종군기자로 참전했다가 남한에서 체포돼 34년간 복역하면서도 전향을 거부했다.
비전향 장기수 가운데 최초로 북조선으로 송환됐다.

1952년 빨치산 활동 중 체포돼 7년간 복역했고 박정희가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던 그해 다시 붙잡혀 15년형을 선고 받는 등 34년간 투옥생활을 했다.

리인모 씨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독재권력 아래서 이어진 전향강요의 인권 유린 속에서도 굴하지 않은 채 햇빛 한줄기 들지 않는 감옥생활을 견뎌냈다. 

송환 당시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으며 한국전쟁 전 결혼한 부인과 딸 등 가족과 함께 여생을 보냈다. 그의 삶을 다룬 다부작 영화 '민족과 운명'도 제작되는 등 신념과 의지의 화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2008년 그의 동상이 제막되기도 했다.

송환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군사정권을 종식하고 들어선 문민시대를 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수구세력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취임 시작과 함께 과감한 결단력을 발휘하며 인도적 차원에서 리인모 씨를 고향인 북녘 땅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인도적 결단은 국내 인권단체와 민주세력은 물론 해외에서도 크게 주목했다.

북측에서도 지금은 고인이 된 리 씨가 송환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리 씨에 대한 관련기사를 최근 보도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9일 '숨쉬는 화석으로부터 세계가 아는 영웅으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리인모씨의 송환에 대해 언급했다.

'우리민족끼리'는 19일 해당 기사에서 "위대한 수령, 위대한 당이 안겨준 사랑과 믿음, 고귀한 정치적생명이 있어 혁명전사들의 빛나는 삶과 영광이 있다"고 리 씨의 관련 소식을 다뤘다.

이 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혁명은 곧 신념이며 신념이 없으면 혁명가가 될수 없다. 혁명적신념을 굳건히 간직한 사람만이 혁명의 길을 끝까지 걸어갈수 있으며 조국과 인민을 위하

여 헌신할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감옥에서 34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숨쉬는 화석으로 있으면서도 신념과 의지 하나로 죽음을 이겨내고 빛나는 삶을 지켜온 리인모동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공화국의 품에 안겼다"며 "이 극적사변은 온 세계를 충격의 도가니속에 휩싸이게 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수십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전향을 강요하는 교형리들의 악착한 고문으로 하여 뼈가 부스러지고 살점이 떨어져나가던 그 모진 정신육체적고통을 어찌 한두마디의 말과 글로 다 표현할수 있겠는가"라고 모진 고문과 힘든 감옥생활에 대해 상기시켰다.

매체는 이어 "리인모 씨가 죽음과 지옥의 문앞에서 삶과 락원의 대문으로 들어선 인생전환의 3월 19일, 진정 이날은 선견지명의 예지와 통찰력, 무비의 담력과 배짱으로 언제나 역경을 순경으로 길들이시는 위대한 수령님들을 높이 모시여 동서고금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인간사랑의 새 전설이 태여난 력사의 날이였다"고 언급했다.

리인모 씨는 1917년 8월 출생해 그리던 고향으로 송환돼 14년간 생활하다 2007년 6월 90세를 일기로 숨져 애국열사릉에 안장됐다.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의 스님이자 시인인 진관은 152페이지 분량의 '리인모 선생을 그리워하며' 추모 시집을 2014년 4월 냈다.

진관 스님은 비전향 장기수, 리인모 선생을 그리워하며 비전향 장기수들의 아픔과 상처를 이해하고 다독여주는 시들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