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으로 시사하는 압박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주리 주에서 진행된 모금 만찬에서의 30분 분량의 연설녹음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녹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겨냥해 "우리는 그들과의 무역에서 매우 큰 적자를 보며 우리는 그들을 보호한다"면서 "우리는 무역에서 돈을 잃고, 군대에서도 돈을 잃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남북한 사이에 우리 군인 3만2000명이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디 한번 보자"고 말했다.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FTA 재협상에서 자국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취임 이후 줄곧 한미 FTA가 불공정하다며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 외에도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을 겨냥해 이들 국가가 수십 년간 미국 일자리를 빼앗아갔다고 비난했다.

특히 한국은 강한 경제를 구축했음에도 낡은 무역 규정을 이용하고 있고, 일본은 미국의 자동차기업이 일본의 소비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술책을 쓰고 있다고 주정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기로 한 것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에 남을 일이자, 전임자들보다 잘한 일'이라고 발언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흉내 낸 뒤 "그들은 김정은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무도 내가 한 일을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를 전쟁으로 몰고 갈 것이다"라며 뉴스 앵커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비꼰 뒤 "무엇이 우리를 전쟁으로 끌고 가는지 아느냐. 바로 나약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