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정동영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 방북단이 핵동결 의사만 끌어내도 현 단계에서는 의미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 동결 의사만으로도 의미 있는 북미 대화 개시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김대중 정부 때인 지난 2000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측과 접촉해 그해 6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는 산파 역할을 했고,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의 통일부 장관이던 2005년 6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했던 경험자다.

박 의원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과 사전 협의를 거치고 북한의 합의 하에 특사단을 보내는 것"이라며 "이번 특사단은 문 대통령과 북, 미국의 의중을 모두 고려해 3박자를 갖춘 드림팀이다. 특사단의 경험과 능력을 믿으면 된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미국의 협력 없이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 안 되고 성공도, 실천도 안 된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특사를 통해 미국의 음성을 직접 듣고 싶어 할 것이다. 특사단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북측의 마지노선이 핵 동결이기 때문에 핵 동결 답변을 받아오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핵 문제는 북이 미국과 협상할 대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핵 동결에 대한 암묵적 시사라도 받아온다면 특사단으로서는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정 의원은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특사단을 "최적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 의원은 "김 위원장은 미국의 의도와 남북관계 의지가 정말 확실한가 두 가지를 직접 듣고 싶어 할 것"이라며 "한반도 냉전을 탈냉전으로 끌고 가기 위한 비장한 각오가 남북 정상에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2005년 대북특사 방북 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소개한 뒤 "김정은 위원장도 2016년 '조선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비핵화 의지에 대한 최상급 표현이다"라며 "만일 특사단이 이 언급을 다시 끌어낸다면 북미대화로 가는 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어 미국의 요구로는 ▲북의 비핵화 선언 ▲핵미사일 실험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을, 또 북의 요구로는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미국의 독자적 대북제재 해제 ▲한미군사훈련 중단이라며 "보따리를 쌓아서 책상 위에 올려놓는 일괄 해법, 포괄해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