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인사와 조직폭력배 야쿠자 등 2명이 지난 23일 일본 조선인총연합(총련) 건물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28일 마이니치 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일 새벽 3시 50분쯤 도쿄 지요다구 총련 중앙본부를 향해 요코하마시 거주 우익 활동가와 조직폭력배 등 2명이 건물을 향해 권총으로 총격을 가했다.

총격을 가한 우익 활동가 가쓰라다(56)는 경찰 조사에서 조선의 미사일 발사에 참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범행에 함께 가담한 야쿠자 출신 가와무라(46) 역시 "조선을 용서하지 못하겠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가쓰라다 씨는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다음날 새벽 범행을 한 이유에 대해 "경비의 긴장이 느슨해져 경찰관이 자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총은 내 개인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발포 후 차를 몰고 건물에 뛰어들 생각이었다"고까지 했다.

두 사람은 이날 새벽 권총 5발을 발사한 뒤 현장에서 건조물 파괴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24일 자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범인들은 이날 새벽 검은색 자동차를 타고 회관앞에 와 어슬렁대다 회관의 출입문을 향해 총탄을 난사한 뒤 도주하려 했다. 사건 당시 주모자인 가츠라다 사도시는 운전을 했고 가와무라 요시노리가 총을 쏜 것으로 파악됐다. 

주모자인 가츠라다 사도시는 일본 우익연합조직인 '전일본애국자단체회의' 부의장을 지낸 뒤 현재 긴키 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는 '신슈미쿠니카이' 최고고문으로 있으면서 '우익의 육성'을 맡고 있는 극우 과격테러분자다.

그의 부하인 가와무라 요시노리는 효고현 야마구치구미 계열 폭력단의 두목으로 있다가 지금은 가츠라다 사도시와 함께 테러를 직업으로 하고 있다.

일본 경찰은 사건 후 용의자 2명이 함께 살던 요코하마(橫浜)시 아파트를 압수수색해 서류 등을 확보했다.

다행히 총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경찰이 용의자들이 북한에 대한 불만이 가득찬 채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자세한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사건 관련보도에서 "총련을 과녁삼아 감행된 광기어린 범죄행위는 단순히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공화국과 재일 조선인에 대한 천추에 용납못할 망동이며 아베 일당의 도발적인 반공화국 강경정책과 날이 갈수록 가중되는 총련 탄압책동의 살벌한 분위기에 편승한 우익깡패집단의 계획적으로 감행한 테러행위"라고 비판했다.

일본 우익들이 해당 건물에 총격을 가한 것은 지난 1983년 이후 35년만이다.

당시에는 범인들이 붙잡히지 않아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

이번 총격 사건은 북측에 대한 공관에 대한 총격 테러라는 점에서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양국 수교가 되지 않아 총련은 조선인민공화국의 대사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교공관에 대해 총격이 가해졌다는 것은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대북 테러행위를 해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준데 따라 극우인사들의 준동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1983년 총련 본부에 대한 총격 테러는 아직도 극우세력으로 추정되는 범인들을 검거하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