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겸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가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 이후 문단과 연극, 영화계로 성추행 피해 폭로가 이어지면서 권력형 성추행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방송인 김어준 씨가 '미투 (＃meetoo) 운동'에 대해 공작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24일 팟캐스트에서 "미투 운동은 공작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보인다. 미투 운동은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를 향한 진보적 지지층의 분열을 가하는 쪽으로 향한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예언을 하나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거는 공작_의 사고방식으로 사안을 바라봐야 보이는 뉴스인데... 최근에 이제 미투운동하고 그 다음에 권력 혹은 위계에 의한 성범죄.... 이런 뉴스들 엄청나게 많잖아요, 이걸 보면 미투 운동을 지지해야 되겠다. 그리고 이런 범죄를 엄단해야 되겠다. 이게 일반적인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김어준은 이어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이걸 보면 어떻게 보이냐, 우린 오랫동안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어떻게 보이냐 훈련된 사람들이거덩. 첫째 섹스, 좋은 소재, 주목도 높아, 아 둘째 진보적 가치죠, 오케이. 그러면 피해자들을 좀 준비시켜서 진보매체를 통해서 등장시켜야 되겠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 이렇게 사고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의 발언은 진보적 지지층이 문재인 정부 지지에서 이탈할까봐 이를 막아보고자 하는 의도로 읽힌다.  

현재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성문제 논란에 휩싸인 인사들이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장관 후보자부터 청와대 행정관, 경호처 직원들까지, 최근에는 고교 동창이자 지지연설자 등 부지기수다.

지난해 행정관으로 들어간 탁현민은 과거 성추행 등이 언급된 출판과 지난해 9월 문 대통령 방미 당시 인턴여성에 대한 청와대 경호처 파견 직원들의 집단 성희롱 발언, 문재인 대통령 지지연설을 한 이윤택 연출 등 문 대통령에게 마이너스 요소가 잇달아 나오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의도로 비쳐지고 있다.

김어준의 발언은 자신의 이전 발언과도 앞뒤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팩트 자체도 틀렸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국에는 미투 운동이 없다"고 했었다.

그런데 미투운동이 일어나자 서지현 검사의 폭로가 나오자 반색했다. 서 검사의 성추행 가해자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측근인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었고 이를 은폐하려했다는 지목을 받은 당시 검찰간부는 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이 때는 반기면서도 다른 여성들의 추가 폭로에 문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나오자 공작 이라는 발언을 한 것이다. 진의가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계를 한 것이라고 인정하더라도 지금 불쑥 그말을 할 시점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성추행 피해는 정치적 성향이 진보든 보수든 어느쪽이든 가해자는 처벌돼야 마땅한데 진보인사는 폭로가 자제돼야 문재인 정부에 타격이 가지 않는다는 발상으로 밖에 이해딜 수 없는 상황이다.

그의 발언은 미투 운동이 없다고 했는데 이미 지난해 헐리우드에서 미투 운동이 있기 전 우리나라에서 문단내 성폭력 폭로가 2016년 활발하게 일어났었다.

김어준의 발언은 그동안 속으로 담아뒀던 아픔을 용기를 내 꺼내고 있는 여성들의 미투 운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폭로했던 최영미 시인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저는 괴물이 우파이거나 정치적 색깔이 없는 사람이었더라도 그를 풍자한 시를 쓰고 발표했을 것"이라며 "미투 운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저널리스트 출신 평론가 윤단우(Danwoo Yun@forblossom)씨는 "공작의 관점" 그렇지. 김어준의 뇌는 '공작' 이상의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문정부의 '진보적 지지층'이 미투운동을 음모론으로 바라볼 것 같은가? 미투운동에 반대할 것 같은가? '공작'에 절어 있는 뇌로 '진보' 같은 소리를 지껄인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트위터 아이디[sɔ:ŋ] @liarsologia는 "김어준이 하는 얘기는, ‘지금까지의 미투 운동은 인정해줄게. 그런데 이제부터 이어질 미투운동은 진보진영을 무너뜨리기 위한 공작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거잖아. 털면 그의 주변에 털릴 사람이 굉장히 많은가보다 말고는 생각나는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 트윗은 1500회가 넘게 리트윗되며 반향을 일으켰다.

트위터 사용자 송영훈(@Song_Younghoon)씨도 "김어준의 말이 끔찍한 것은, '연대'는 고사하고,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어왔고 지금도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한 공감이나 이해가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머릿속에는 '사람'은 없고 오로지 정치적 계산과 음모론 밖에 없다. 욕을 한 바가지 퍼부어주고 싶지만 참는다"고 꼬집었다. 이 트윗 역시 1100회를 넘기며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또다른 트위터 아이디 'Aimee@dalcat_aimee'는 "김어준이 하는 말은 철썩같이 믿고 보는 사람은 뇌를 김어준한테 맡겼나보다. 미투운동이 진보를 공격하기 위한 음모로 보인다니.. 그런 정치 공작을 위해 여성들이 불명예(꽃뱀, 몸 버린 여자 등)를 입을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한다고? 세상 모든 일이 당신들 중심으로 돌진 않아요"라고 했다. 이 트윗은 1600회가 넘게 리트윗됐다.

아이디 '스케치북‏ @rheingang'은 "김어준 참 나쁘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얼마나 어렵게 피해 사실을 드러냈나. 그런 용기를 '음모론적 관점'으로 비틀어버렸다. 이제 그의 말에 영향 받을 (일부) 사람들은 지금까지 나온, 그리고 앞으로 나올 또 다른 증언들의 순수성을 의심할게 뻔하다. 그럼에도 미투운동은 세상을 바꿀 것이다"고 했다.

2번 아얐져‏ @ayadzzeo_Vol2는 "김어준 xx놈의 xx는 언제는 한국에 미투가 없었다면서 뒷목잡게 하더니 이제는 정부 공격이래. 서지현 검사 미투했을땐 박근혜정부 공격으로만 쓰고 끝날 줄 알았겠지ㅋㅋ"라고 했다.

페모리즈‏ @Femolis_는 "슬슬 유명한 ‘진보 ‘ 인사들도 성추행 혐의가 드러날 기미가 보이니까 김어준이 사전에 약을 치고 문빠들과 함께 방어태세를 갖추려는 거 같은데 그딴 진보 이제 안사요, 안사. 여성 버리고 가는 게 언제부터 진보였다구? 그거야말로 우리가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라고 했다.

Providence‏ @shinfran는 "김어준 “미투 운동은 우리 진보 이간질 하려는 음모야…그까이 여자 좀 주물렀다고 뭐?…”
홍준표 “미투 운동은 우리 보수 죽이기 음모야…그까이 여자 좀 주물렀다고 뭐?…그래 김어준-홍준표 니들은 하나다…이런걸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하나?…ㅉㅉㅉ"라고 지적했다. 

'Holden 🔻Weatherfield‏ @psychokinesis23'는 "미투 운동이 없었다던 김어준은 마침내 공작의 시선을 운운하면서 미투운동을 "진보진영의 분열"로 바라보는구나. 정말이지, 전우용부터 김어준까지 진보 운운하는 남성님들은 변하지 않는다. 곧 죽어도 여의도 세력권의 음모론을 버리지 못한다. 추하고 불쌍한 xx들"이라고 했다.

이라이자‏ @TweetElizaTweet는 "김어준 정이 똑 떨어진 순간은 나꼼수가 인기를 끌기 시작할 즈음 궁금해서 한 번 들어본 방송에서, “자기편” 정치인의 비리를 들먹이는 이들을 비난하며 “같은 편 끼리는 좀 감싸주고 그래야한다”느니 소리 씨부렁댈 때였다. 얼마 후에는 여성들이 원래 정치에 관심없는데 자기들 방송으로 계몽됐다는 식으로 씨부려서 와 씨x 아주 질이 나쁜 xx다 싶었지. 대가리에 편가르기 밖에 안 들었고 자기네 패거리 몇명만 깨어있는 지식인이지 그 외 시민들은 계몽할 대상으로만 보며 특히 여자는 사람으로도 안 본다는 거 잘 알았고 제발 이제 닥치면 좋겠다"고 분개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인권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느냐"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같은 사안을 두고 같은 당 손혜원 의원과 정청래 전 국회의원은 김씨를 싸고 돌았다. 

손 의원은 "김씨의 예언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댓글단과 보수언론의 전형적인 이슈몰이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번 발언도) 전체 맥락과는 달리 딱 오해할만하게 잘라 편집, 집중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도 김어준과 통화했다며 "난독증도 이런 난독증이 없다"고 트윗글을 남겼다.   

현재 진보진영 반응을 보면 김어준씨는 폭로자가 누구이고 폭로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분노와 침묵을 달리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 인사들이 성추행 성희롱에 연루된 사실이 잇따르고 현재도 공직자로 근무하면서 청와대의 입장이 무엇인 지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