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생각없는 자유한국당의 이중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하는 북측 대표단장으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영철 통일선전부장의 방남에 반발하는 대목에서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권 때인 2014년 10월 판문점 남측에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북측 단장으로 김영철 당시 북한 정찰총국장이 나섰음에도 남북 대화 노력에 대한 환영 논평을 낸 바 있다.

새누리당은 김영철 통전부장이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4년 10월 15일 판문점 남측에서 열린 군사회담에 북측 단장으로 참석한 다음날인 2014년 10월 16일 환영 논평을 냈다.

당시 권은희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내고 "어제 판문점에서는 장성급 군사회담이 비공개로 개최되었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은 2007년 12월 이후 7년여 만이며, 남북 군사회담은 지난 2011년 2월 실무회담 개최 이후 3년 8개월 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록 현재 남북관계가 대화와 도발의 국면을 오가는 상황이긴 하지만 대화의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그러면서 "남북의 갈등은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부작용이 덜하다. 북한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가지고 남북대화에 성실히 임할 때 남북관계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의 제안에 대해 북측은 아직까지 답변을 보내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문한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은 2차 고위급 회담에 대해 "남측이 원하는 시기에 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데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천안함 사건(2010년) 주범’이라며 "한국 땅을 밟으면 사살할 대상"이라며 억지 망발(망령이나 실수 따위로 분별없는 말이나 행동을 함)을 늘어놨다. 귀한 손님을 맞는 자세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이 파렴치한 이중성의 가면을 드러냈다.

자신들이 한 발언을 불과 몇년도 지나지 않은 채 생각없이 내뱉은 것이다.

이와 관련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폐막식에도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큰 의미가 있다"며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북한 고위급 인사를 꼬투리 삼아 국회 보이콧(전면 중단)을 운운하며 올림픽 마지막까지 훼방에 여념이 없다"고 한심해했다.

추 대표는 이어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4년 10월15일 남북 군사회담에 나선 북측 수석대표가 바로 김영철이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 천안함 배후설이 제기됐지만,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오히려 남북대화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공식 논평을 낸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안보 무능 세력인 자유한국당이 남의 나라 잔치도 아니고 자기 나라 잔치에 재를 뿌리는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더이상 추한 모습을 보이지 말 것을 촉구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2014년 10월 남북 군사회담 당시 사진을 제시하고 "그때 남북이 ‘판문점 남측에서 만났다. 지금처럼 (반발)한다면 그때 그렇게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모순덩이 행동을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가 당시 김영철 북측 단장이 회담에 참석한 장소가 ‘판문점 남쪽 지점’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현재 자유한국당이 “김영철이 한국 땅을 밟으면 긴급 체포하거나 사살할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당시 남북 군사회담 다음날 새누리당이 "평화통일 등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해가 있으면, 이견이 있으면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당 공식 입장으로 낸 것을 언급한 뒤, "자신들이 여당일 때 높이 평가하던 회담 당사자인 2014년의 김영철과 지금 거품을 물며 막는 김영철은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이성을 찾고 무엇이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