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세탁기, GM 군산공장 폐쇄에 이은 한국산 철강제품 고율관세 부과 예고 등 미국의 잇단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WTO 제소 등 정면대응을 지시하면서 한미간 통상마찰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WTO에 제소하거나 한·미 FTA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등 당당하고 결연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GM이 한국 정부에 이달 말까지 공적자금 투입 결정시한을 정하고 인천 부평공장 등 추가 폐쇄 압박에 나서는 것과 관련 군산공장 폐쇄 상황을 상정한 정부 차원의 특단의 충격 흡수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GM 측의 압박에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대해 "군산지역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군산경제 활성화TF를 구성하고 군산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 협력업체로 확산될 실직사태를 언급하며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 제도적으로 가능한 대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실직자대책을 위해 응급대책까지 함께 강구하라"고 말했다.

GM 측은 2월 말까지 정부가 대출, 재정지원,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군산공장 폐쇄에 멈추지 않겠다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GM 측은 인천 부평, 경남 창원, 충남 보령 공장도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당장 군산공장 직원 2000여명이 실직 위기에 내몰렸고, 1.2차 협력업체 136곳 종사자만 1만700여명에 달한다.

정부는 일단 GM 측이 경영개선안 마련 등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가 외환위기 당시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바 있어 무턱대고 퍼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환율 및 유가 불안에 더해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며 "한.미 FTA 개정협상을 통해서도 부당함을 적극 주장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한국 등 12개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최고 53%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 지난달 23일에는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을 대상으로 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도 결정했다.

앞서 8일 문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사전에 참모들이 준비하지 않은 의제였던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해제'를 거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