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이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의 민간인 불법사찰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국무총리실은 4일 자체 조사를 통해 민간인 불법사찰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관련자 3명을 직위해제했다.

그러나 야당이 민간인 사찰의 배후에 청와대가 개입됐다고 주장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008년 9월 공직자 감찰을 담당하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공공기관 종사자의 개인 블로그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방하는 동영상이 올라있다"는 익명의 제보가 접수됐다.

이에 지원관실은 모 은행 민간 자회사 대표의 사무실을 수색했고, 김 모 씨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이 지난달 국회 정무위에서 불거졌다.

총리실은 자체 조사팀을 꾸려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 등 4명을 조사한 뒤, 민간인에 대한 불법 사찰을 공식 인정했다.

조원동 총리실 사무차장은 "조사대상 적격 여부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그 결과 민간인을 상대로 조사가 이뤄진 점이 있다"고 말했다.

민간인임을 확인한 후에도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한 것도 논란이다.

총리실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 위반 혐의로 이 지원관과 팀장, 조사관 등 3명을 직위해제했다.

아울러 형법상 직권남용과 강요, 업무방해 등 불법행위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수사의뢰에 따라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이 지원관등에 대한 조사를 할 준비에 들어갔다.

야당은 경북 영일·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인 '영포회' 개입과 '청와대 몸통설'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청와대가 불법 민간사찰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