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집계한 내년도 각 정부부처들의 예산규모는 반값 등록금 예산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서도 증가율이 2008년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가 7일 발표한 50개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요구한 내년 예산(기금 포함) 규모는 모두 332조6천억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7.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총지출(309조1천억원) 보다 23조5천억원 증가한 것이다. 내년 예산 요구액은 235조3천억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8.7%(18조9천억원), 기금은 97조3천억원으로 5.0%(4조6천억원) 각각 늘었다.

이번 요구액의 증가율은 2008년(8.4%)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인 6.9%를 웃돌았다.

특히 지난해 작성한 2010-14년 중기재정계획상의 내년도 총지출 규모와 증가율인 324조8천억원과 5.1%에 비해 훨씬 많다.

이 규모는 6월말까지 집계한 것이어서 최근 논란이 된 반값등록금 예산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이 부분이 포함되면 더 늘어나게 된다.

김동연 재정부 예산실장은 "취득세 인하에 따른 국고 보전분이나 대학등록금 완화 등 큰 사업이 요구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추가요구가 예상돼 실질적인 증가율은 '톱 다운' 제도를 도입한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총액배분 자율편성 방안인 '톱 다운' 제도 하에서 요구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시행 첫해인 2005년의 9.4%다.

재정부는 추가요구를 받아보면 8%대 후반에서 9%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야별로 보면 연구개발(R&D)이 13.7% 증액을 요구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각각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이 증가한 일반공공행정과 교육도 11.0%, 10.9% 늘었다.

외교통일(8.0%)과 국방(6.6%)도 증가율이 높은 편이었다. 보건복지노동 분야는 92조6천억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6조2천억원(7.2%) 증액을 요구해 증가폭은 가장 컸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이 4대강 사업의 마무리로 13.8% 감소한 것을 비롯해 문화(-6.2%), 환경(-5.8%), 농림(-2.7%) 등도 줄었다.

증액 요구는 법적·의무적 지출과 주요 정책과제가 대부분이었다. 기초생활보장과 보육료, 4대 공적연금, 건강보험, 보금자리주택 등 주요 복지지출이 올해 53조8천억원에서 내년 59조3천억원으로 증액 요구됐다.

여기에는 3천728억원 증액된 기초생활보호 관련 예산 7조8천896억원이 포함됐다. 초중등교육 지원도 39조2천억원으로 3조7천억원을, 지방재정 지원도 33조5천억원으로 3조3천억원을 늘려달라고 했다.

국가채무 이자 요구액은 16조3천억원이다. 요구안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 관련 자금 5천억원도 포함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은 '일'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예산으로 편성한다는 방침 아래 서민에게 희망을 주는 능동적 복지, 녹생성장과 미래 대비, 국민 안전 및 국격 제고 등 3대 분야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요구가 없었지만 중기 재정운용계획상에는 포함돼 있다"며 "크게 수송수단 등 인프라 확충과 8개 경기장 건설을 지원해야 하는데, 차질 없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